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매요 김정보의 한자이야기]猖披 (미쳐날뛸 창, 헤칠 피..
사회

[매요 김정보의 한자이야기]猖披 (미쳐날뛸 창, 헤칠 피), 披露宴 (헤칠 피, 이슬 로, 잔치 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1/20 00:00 수정 2005.01.20 00:00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데도 잘 모르고 쓰는 말이 많다. 오늘은 그 중에서 披자가 들어가는 말로 '창피'와 '피로연'을 골라보았다. '창피'는 대체로 '체면 깎일 일을 당하여 부끄러움'이란 뜻으로 쓰이고 그 외에 '모양새가 사나움'의 뜻으로도 쓰인다.
 글자대로하면 '풀어헤쳐 날뛴다'쯤 되겠는데, 뭔가 부끄러운 일이 있을 때 '창피하다'라고 말하는 이유는 뭘까?
 조선후기 실학자 어덕무의 '사소절'이라는 책에 [옷고름이나 치마끈을 풀어놓고 죄어 매지 않은 것을 '창피'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한복이란 끈을 매어서 옷매무새를 갖추게 되어 있다. 그러니, 옷고름을 풀어 헤치거나 허리끈을 매지 않게 되면 입은 옷이 흐트러지거나 흘러내려 그야말로 '창피'하게 되는 것이다.
 披한 것만도 그런데 猖하기까지 해 버리면, 풀어 헤치고 미쳐 날뛰는 꼴이라 남들이 얼마나 손가락질을 하겠는가.(내가 그랬다고 생각하면...어휴!) 그래서 '창피'하다는 말은 부끄럽다와 같은 뜻이 되었다.
 '피로연'은 '결혼이나 출생 따위를 널리 알리는 뜻으로 베푸는 잔치'란 뜻이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露자가 들어가냐고? 답은 간단하다. 露에는 '이슬'이란 뜻 이외에 '드러날, 나타날, 적실, 은혜를 베풀' 심지어 (심지어도 한자어인데 요건 다음에 써먹어야겠다는 얄팍한 생각으로 설명 생략) '고달프게 할'이란 뜻까지 있는 글자인데 '피로연'에는 '드러낸다'의 뜻을 취해 '결혼식이나 출생 따위의 일이 있었다고 헤쳐 드러내는 잔치'가 되는 것이다.
 참고로 '잔치'란 '경사가 있을 때 음식을 장만해 여러 사람이 모여 즐기는 일'이란 뜻의 한글말이다.
 항상 좋은 주제를 찾아 재미있고 유익하기까지한 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쓰지만 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때가 너무 많다. '풀어 헤치고 미쳐 날뛰는'는 글만 아니길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