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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말살이 글살이]∼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라는 말의 그릇됨..
사회

[말살이 글살이]∼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라는 말의 그릇됨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1/20 00:00 수정 2005.01.20 00:00

 "다음은, ○○○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라는 말을 곧잘 듣는다. 관공서나 무슨 단체에서 행사를 할 때, 예식장에서 주례할 때, 학교에서 졸업ㆍ입학식을 할 때 등과 같이 곳곳에서 쓰이고 있는 말이다. 이 같은 말이 쓰이는 것은 아마도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그러나 '있다'를 '계시다'로 바꾸는 것이 언제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바꿀 수 있는 경우는, 존칭 이름씨가 주어이고 '있다'가 존재를 의미할 때(사장님께서는 지금 안에 계십니다)와 도움풀이씨로 사용되어 존칭 이름씨의 동작이 진행됨을 나타날 때(부장님께서는 전화를 받고 계십니다)이다. '말씀'은 높은 사람과 관련하여 존칭화된 말이지만, 그것 자체가 존대의 대상이 되는 존칭 이름씨는 아니고 존재할 수 있는 유정 이름씨(사람이나 동물을 가리키는 명사)도 아니다. 따라서 '말씀'은 '하시는' 것이지 '계시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 말씀이 계시다'는 존경의 어휘를 쓰지 않아야 할 자리에 존경의 어휘를 잘못 쓴 것으로, 이 경우에는 '∼ 말씀을 하시겠습니다' 또는 '말씀하시겠습니다'라고 해야 옳다. 이와 더불어 알아두어야 할 것은 '말씀'이라는 말에 대한 예법이다. '말씀'은 "부장님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처럼 상사를 높이어 그의 말을 이르는 말이다. 또 "부장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처럼 상대방을 높이어, 자기가 하는 말을 낮추어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흔히 이 같은 경우에 자기가 하는 말을 '말씀'이라고 표현하면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윗사람에게 말할 때에는 반드시 자기가 하는 말을 '말씀'이라고 써야 바른 예절임을 알아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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