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11명의 학생들이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산사에 모여 천연염색 체험을 가졌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의 학생들로서 계원사가 겨울방학을 맞아 운영하고 있는 방학특강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21일 마지막 특강을 앞두고 그동안 갈고 닦은 다도와 풍물, 그리고 한문 등을 부모님에게 선보이고 부모님과 함께 천연염색 체험을 하기 위해 모인 것.
학생들의 이런 기대에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던 지도교사도 멀리 진주까지 가서 천연염색을 시행하기에 가장 알맞은 천을 골라왔다고 한다.
무료로 학생들을 지도하며 그렇듯 열성을 기울이는 이유를 묻자 "그저 아이들에게 좋고 아이들이 좋으면 내가 좋으니까요"라고 하며 웃을 뿐이었다.
드디어 천연염색 체험시간, 치자를 끓인 빨간 물이 들어왔고 물이 식을 동안 굿거리장단에 맞춰 흥겨운 우리의 가락을 불러대던 학생들과 지도교사, 그리고 학부모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
조그마한 산사에서 이런 방학캠프를 운영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 2년전 계원사로 왔다는 주지스님(법명 시주)은 무엇인가 고민하다 아이들에게 우리의 놀이와 예를 가르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올해 처음 방학 캠프를 열었다고 한다.
주지스님은 "다도와 한문이라고 하면 아이들이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하며 잘 따라온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을 위한 이런 자리를 계속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구들과 함께 염색 해보기에 정신없는 학생들. 우리의 문화와 예를 알아가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체 눈이 녹지 않은 계원사 주변 산속을 따뜻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