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장'이 아니라 '늑장'이 아닌가요?"
본보 1월 20일자 12면, 대설 관련 기사의 부제 <기상청 '늦장주의보' 시민불편 가중 designtimesp=11674> 중 '늦장주의보'의 '늦장'은 '늑장'의 잘못이 아니냐는 한 독자의 지적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늑장'과 '늦장'은 둘 다 맞는 표현이다. 다만 '-부리다'와 결합할 때는 '늑장부리다'가 옳다. 전에는 '늑장'과 '늑장부린다'만 표준어로 삼고 '늦장'과 '늦장부린다'는 비표준어로 하였지만 새 표준어 사정에서는 '늑장'과 '늦장'을 다 받아들여 복수표준어로 삼게 되었다. 다만 '늦장'은 '느직하게 보러 가는 장'이란 뜻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늑장'과 완전동의어라고 볼 수는 없다.
'늦장'이나 '늑장'은 서둘러야 할 볼일이 있는데도 일부러 딴 일을 하거나 느릿느릿 꾸물거리는 짓을 일컫는 말로 '늑장부리다'나 '늦장피우다'와 같이 쓸 수 있다.
다음 남자와 여자의 대화를 들어보자.
(여) : "아이들이 빨리 가자는데, 당신은 늑장만 부리고 있으니 웬일이에요?"
(남) : "하던 일을 마저 끝내고 준비하려는 거지 일부러 늦장피우는 게 아니잖소."
여기서 잠깐, 혹 '늑장부리다'를 '넉장부리다'로 잘못 쓰는 일은 없는지? '넉장거리'란 말을 들어본 이들이 이 말에 이끌려 '넉장부리다'로 잘못 쓸 수도 있겠으나, '넉장거리'란 [네 활개를 쭉 벌리고 뒤로 벌떡 자빠지는 짓]을 가리키는 말로 '늑장'과는 생판 다른 말이라는 것도 알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