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남부시장, 설날이 코앞이지만 매섭게 불어오는 찬바람 때문인지 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뜸하다. 상인들은 시장에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제수용품 등을 펼쳐놓고 장사를 하고는 있었으나 그다지 '재미'를 보지는 못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시민들도 마찬가지. 상인들의 소리에 잠시 물건만 쳐다볼 뿐 선뜻 지갑에서 돈을 꺼내지는 않았다.
상인들^ 상인들은 한 마디로 못해먹겠다고 푸념들이다. 그동안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 부진을 이번 대목에 한몫 잡아 만회하려 했지만 '대목'이 대목 같지 않다는 것이다.
생선을 팔고 있는 한 상인은 설날이 다가와 매출이 올라갔냐는 기자의 질문에 "보면 모르는교?"라며 "사람이 이렇게 없는데 장사가 될 리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밤, 대추 등 다른 제수용품을 팔고 있는 상인도 마찬가지 "설 대목에도 이렇게 장사가 되지 않는다면 이후에는 어떻게 장사를 해야 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민들^ 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올해 차례비용을 전년보다 대폭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를 업고 시장을 보러온 두 주부는 "경기가 어려우니만큼 올해 제사비용은 이전보다 줄일 생각"이라며 "그렇게 계획을 세우고 시장을 찾아오니 좋은 물건을 봐도 선뜻 사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들도 마찬가지. 혼자 시장을 찾아왔다는 한 노인은 "조상님들께는 죄송하지만 그래도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IMF보다 더 어렵다?^ 상인들과 일부 시민들 중에는 언론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연일 언론에서 곧 경제가 망할 것 같이 보도를 하니 실상 그렇지 않다고 해도 걱정이 되서 돈을 쓸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언론들의 그 같은 과장 보도가 시민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내수침체를 불러오고 있다고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시도 이와 같은 문제를 의식해 적극적인 대민 홍보활동에 나서고 공무원들에게 외식을 권장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