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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사설]고속철 대안노선은?..
사회

[사설]고속철 대안노선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2/04 00:00 수정 2005.02.04 00:00

고속철 천성산구간 대안노선을 눈여겨 보라

 100일째다. 2월 3일은 힘없는 한 종교인이 천성산을 지키겠다고 네 번째 단식에 들어간 지 꼭 100일째 되는 날이다. 이미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도 한참이나 넘어섰다.
 자연을 벗 삼아 살아오며 '운동'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지율스님은 이제 투철한 환경운동가가 되고 말았다.
 지율스님의 안타까운 단식 소식을 접한 전국의 네티즌들과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와 스님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 시위를 하고 있다.
 최근 부산가톨릭대 환경과학부 김좌관 교수 등 관계 전문가들이 '대안노선'을 제시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내려오면서 양산을 우회해 낙동강 인근의 경부선 철도와 연결하는 것이 기존노선보다 훨씬 타당하다고 한다.
 공기를 단축할 뿐 아니라 천성산 터널 구간 13km를 줄일 수 있어 3천 5백여억원의 건설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 '대안노선'에 대해 정부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합리적으로 판단돼 '대안노선'이 실행되면 지금껏 천성산을 둘러싸고 계속 되어온 논쟁과 한 비구니 스님의 목숨을 건 단식을 멈추게 할 수 있다.
 '대안노선'은 논외로 치더라도 지율스님의 단식이 100일에 이른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환경'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껏 '환경'에 대해 너무도 무심했다. 군사독재시절부터 이어져온 '오로지 성장' 정책으로 '성장'을 위해서라면 '환경'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의식이 머릿속 깊이 배여 있다.
 물론 성장도 필요하다. 그러나 환경을 성장을 위한 희생양 정도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더욱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는 성장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쾌적한 환경도 필요하다.
 지율이라는 한 종교인의 한계를 넘어선 단식은 단지 천성산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의 단식은 '환경'을 '성장'의 '걸림돌'로만 바라보는 우리 모두의 의식에 대한 항의이다.
 그러나 지율스님의 단식을 두고 일부 사람들은 한 개인이 자신의 이기심으로 '국책사업'을 방해하고 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어떠한 현상을 바라보는 눈은 누구나 다를 수 있다. 고속철 노선의 천성산 터널구간에 찬성할 수도 있고 반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주장을 하기 전에 하나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자신의 가치관으로 '찬성'을 외치는 사람들이라면 지율스님이 자신의 가치관으로 '반대'를 외치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목숨'을 내걸고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안타까운 단식에 임하고 있는 지율스님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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