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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요 김정보의 한자이야기]愛玩動物(사랑 애, 장난할 완..
사회

[매요 김정보의 한자이야기]愛玩動物(사랑 애, 장난할 완, 움직일 동, 물건 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2/04 00:00 수정 2005.02.04 00:00

 대개 닭들의 운명이란 병아리로 태어나 (알에게 태어났다는 말을 바치진 않는 것 같으니까) 단체로 정말 '닭장'같은 양계장에서 길러질 터이고, 운수 좋으면 어느 호젓한 시골집 마당에서 엄마 닭 품에 자랄 테지만, 어느 쪽이던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결국 우리의 입으로 들어가게 마련이다. 싸움닭 일지라도 마지막 운명은 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대개'란 말을 쓴 것은 그렇지 않은 닭을 보았기 때문이다.
 얼마전 TV에서 닭을 '애완동물'로 키우는 집을 보았다. (정말 그냥 '닭'이었다. 무슨 족보가 있을 법한 투계도 아니고, 토종닭도 아니고) 길에서 산 병아리 두 마리 중 살아남은 한 마리란다. 목욕시키고 드라이로 말려주고, 품에 안아 재우고, 심지어 부리에다 뽀뽀도 하고 말이다. 파충류, 양서류, 거미까지 애완동물로 기르는 판에 닭이라고 안 될 이유는 없지만 참 복터진 닭이란 생각이 들었다. (닭도 사주팔자를 뽑아보면 운명이 다른 걸까?) 그런데 웃기는 건 사람이 아니라 닭이었다. 글쎄 닭이 '질투'를 하는 게 아닌가! 엄마(?)가 뭘 어루만지거나하면 가차 없이 달려들어 쪼고 할퀴고... 닭대가리 (머리란 말은 사람에게만 바치는 것이다.) 속에도 질투란 걸 느낄 수 있는 뇌가 들어 있었다니! 각설하고...
 그런데 왜 애완동물은 있는데 애완식물은 없을까? 답은 간단하다.
 '애완'이란 말의 뜻 자체가 '작은 동물이나 공예품 따위를 가까이 두고 보거나 만지며 즐거워 함'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식물을 '애완' 할 수는 없다. '玩'은 '장난하다. 익히다. 사랑하다. 장난감' 등의 뜻이 있고 장난감을 일컫는 '완구' 할 때의 '완'도 바로 이 '玩'이다. 큰 동물은 '애완'할 수 없는 거냐고? 있다. 원래는 조그만 동물을 애완용으로 키웠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애완동물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사람들의 취향도 다양해지면서 돼지나 심지어 호랑이 같은 맹수를 '애완'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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