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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열 받은 고립무원-산막마을 주민들..
사회

열 받은 고립무원-산막마을 주민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2/17 00:00 수정 2005.02.17 00:00
주민들 - 행정서비스 전무, 시 - 적극적 공장 유치해야

 지난 14일 산막동 142번지 일대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나무를 베고 있던 인부들이 주민들의 항의와 저지로 일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민들은 그동안 인근 공장에서 마을로 유입되는 유해물질을 차단하고 정화하는 기능을 해온 백여 년이 넘은 나무들을 시가 상의도 없이 벌목을 허가했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공단조성에 뒤따르는 기반시설이 확보되지 않아 좁은 진입로 등으로 늘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음에도 공장 허가만 남발하는 것은 주민들을 위험에 방치하는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다.
 현장에 나온 주민들 중 일부는 백여 년이 넘은 소나무와 수십 년 된 측백나무 등이 베어져 여기저기 널브러진 모습을 보고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시측에 불만이 많았던 산막마을 주민들은 이번 공장허가는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라 이후 충돌이 우려된다.
 주민들의 이와 같은 반응은 비단 이번 벌목 뿐 아니라 산막지구에 대한 난개발로 피해를 입으며 행정서비스에서 소외되어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버스는커녕 청소차도 오지 않는 마을】

 산막마을은 버스는 고사하고 청소차도 오지 않고 있다. 청소차가 오지 않아 쓰레기는 각자 알아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실정.
 다행히 마을에 청소대행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민이 있어 조금은 도움이 되고 있지만 고무, 종이, 비닐 등 기타 각종 쓰레기는 소각을 하고 있다.
 당연히 불법이지만 쓰레기 수거차량도 오지 않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여러 번 시측에 쓰레기 수거차량 운행을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쓰레기 수거 차량은 오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사실상 시측이 불법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또 버스도 운행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26가구 주민들 중 등교와 치료 등을 위해 고정적으로 외부로 나가야 하는 학생과 노인이 있지만 버스가 없어 먼 길을 걸어서 가야 한다.
 지난번 폭설이 내렸을 때는 병원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선 노인이 얼음에 미끄러져 부상을 입는 일도 발생했다.
 
【간이 취수장을 이용해 골짜기 물을 사용

 산막마을에는 정수장도 없다. 주민들은 간이취수장을 만들어 골짜기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세금은 꼬박 내면서도 행정서비스는 단 하나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이 가득하다.
 한 주민은 "산막마을은 말이 양산시지만 시가 산막마을에 해준 것이 도대체 뭐가 있냐"며 "세금만 내고 있지 그에 뒤따르는 권리는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를 그동안 꾸준히 시측에 제기했지만 시측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적은 한번도 없다는 것이 주민들 대다수의 생각이다.
 
【공장을 허가 하지 않을 수도 없고…】

 시도 주민들의 이 같은 불만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입장이다. 타 지자체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장 유치에 적극적인 가운데 시에서 26가구의 소수 주민들을 위해 이미 공단으로 조성되어 있는 곳에 공장 허가를 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공장 건립을 위해 발로 뛰며 유치를 적극 유도해 공단 규모를 확대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법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공장 허가를 불허할 경우 행정소송을 당해 패소할 위험도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법적인 문제가 없는 이상 허가를 할 수밖에 없고 불허할 때 오히려 행정소송이라는 역풍을 맞을 위험이 있다"며 "공업지역의 남은 자리에 공장이 들어서도록 해야 하는 것이 시의 역할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나무 베기 현장에 나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눈 나동연 시의원도 산막마을 문제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나 의원은 "산막마을 주민들은 지리적으로나 행정적으로 고립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시의 발전적 측면에서 보면 공단의 규모를 확대하고 공장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라 이러한 딜레마로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집단 이주’ 밖에 없다. 그러나 그 또한 쉽지 않은 일. 이주지역 선정을 비롯해 보상비용 등 여러 문제가 걸려 있다.
 그렇다고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시와 주민들이 한발씩 양보해 하루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나동연 의원도 이에 공감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집단이주 등의 해결책을 공론화 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혀 향후 산막마을 주민들의 집단이주 문제가 본격 대두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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