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지도 어언 41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양산에서 교직생활을 한지도 만 30년이란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41년간의 교직을 청산하고 이젠 그저 나이든 사람으로 집으로 돌아가면서 지난 세월을 돌아다보니 어린아이들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배울 수 있었고, 주변의 훌륭한 교사들을 보면서 참된 스승의 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며 실패에서 도전을, 자연에서 겸손함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30년 동안 양산교육을 위해 나름대로 맡은 일에 충실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만 미숙한 점이 많았다고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떠나면서 후배 여러 선생님들께 몇 마디 부탁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교직의 본연에 충실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교직자들은 바른 인성을 가진 인간을 육성하는데 더욱 힘써야겠습니다. 머릿속의 지식이 아닌 몸으로 실천하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이 나라의 정치가 혼란스럽고 경제가 방황하며 사회가 힘들어도 교육만은 꿋꿋하게 서서 나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둘째로, 교사로서의 긍지를 잃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 교육자란 사람은 내 일신의 양명이나 한 가문의 영예나 번영에 집착하는 속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통과 현재의 물질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 공동체 중심과 개인적 가치를 조화 발전시키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스승의 자리는 왕의 자리보다 귀하다고 여기는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사의 설자리는 오직 교단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우리 교사들이 설자리는 화려한 집도 여의도의 국회의사당도 아닙니다.
오직 교사는 생명을 걸고 이 교단을 튼튼히 지켜야만 합니다.
양산교육을 위해 아무것도 남긴 것 없이 떠나면서 노파심에서 제가 평소에 느끼고 실천해 온 바이기에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지시며 가내도 두루 안강하시기를 빕니다.
※ 위의 글은 2월 28일자로 정년퇴임을 하는 웅상초등학교 반삼홍 교장의 기고문이다.
반삼홍 교장은 1964년 3월 9일 교직에 투신해 평교사 34년 6개월, 교감 4년 6개월을 거쳐 웅상초등학교에서 2년 동안 교장으로 봉직했다. 양산에서만 만 30년을 근무한 반 교장은 교직 외길 41년 동안 학교경영의 민주화와 교육환경의 현대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지역 교육발전에도 뚜렷한 발자취를 남김으로써 동료 교직자 및 후배 교사들의 사표(師表)가 된 교육자로 평가되고 있다.
시범학교운영공적 경남도교육감 표창, 학습지도기여 교육부장관 표창 등 다수의 표창과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