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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사설]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우려야..
사회

[사설]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우려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2/18 00:00 수정 2005.02.18 00:00

지난 21일 열린 웅상읍 분동관련 토론회는 실망을 금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 주된 이유는 오근섭 시장이 줄곧 자신의 주장만 개진할 뿐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동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주장이 답답했는지 자주 참석자들의 발언을 중간에 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참다못한 한 참석자가 일어나 오시장에게 '참석자들의 발언을 끊지 말라'는 항의까지 하는 등 이날 토론회는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불만을 해소시켜주기는커녕 오히려 불만을 더 증폭시키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물론 오시장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오시장의 말마따나 9차례나 서울을 오가며 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대통령 제가까지 받아 분동을 이루어냈는데, 박수는 받지 못할망정 비판만 쏟아지니 심사가 편치 않을 만도 하다.

오시장이 나름의 가치관으로 판단해 웅상분동이 '지금 꼭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유보불가를 말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역할은 정책 추진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책을 집행해가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적절하게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시장의 역할이다.

또한 정책 추진방향과 시민들의 요구가 충돌할 때에는 이 대립의 합리적인 중간지점을 찾는 것도 당연한 역할이다.

그러나 토론회에서 보여준 시장의 모습은 이와는 동떨어져 보였다.  시민들의 요구사항을 경청하고 오해를 풀기 보다는 오히려 시장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며 참석자들에게 윽박지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마디로 시민들의 여론을 귀담아 들으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말이다.

정책적 가치만으로 시장을 뽑는다면 시민들의 투표를 거칠 필요가 없다. 공무원들 중 지금까지의 실적이나 시험을 거쳐 시장을 선발하면 될 것 아닌가.

시민들의 '표'로 시장을 뽑는 이유는 시장이 시민들을 위해 일을 하라는 것이다. 이는 또 행정과 시민들 사이의 중간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오시장은 이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정책집행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뜻을 헤아리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의 해결점을 찾는 진지한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이런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한다면 한 참석자의 말마따나 "다음 지방선거를 통해 시장의 잘못을 심판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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