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바람을 일컫는 토박이말
사회

바람을 일컫는 토박이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2/18 00:00 수정 2005.02.18 00:00

이제 곧 살을 에는 고추바람이 잦아지고 훈훈한 봄바람이 불어올 터이다. 그렇지만 이른 봄의 꽃샘바람이 얇은 봄 옷 사이를 스며들 것이니 감기 들지 않도록 조심할 일.

오늘은 바람의 이름들을 알아볼까 한다.

그런데 바람과 가장 관계가 깊은 사람은 누굴까? 아마도 뱃사람이리라. 눈이 지천인 에스키모에게 눈에 대한 말이 많은 것처럼 우리네 뱃사람 말에는 유난히 바람에 대한 말이 발달해 있다.

뱃사람들은 동쪽을 새쪽, 서쪽은 하늬쪽, 남쪽은 마쪽, 북쪽은 노쪽이라 일컫는데 이에 따라 바람의 이름도 새쪽(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샛바람, 하늬쪽(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하늬바람이다.

가수알바람이나 갈바람도 서풍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북풍은 높바람 또는 된바람, 남풍은 마파람이다.

자, 그렇다면 북동풍ㆍ북서풍ㆍ동남풍ㆍ남서풍은 뭐라고 부를까?

북동풍은 노쪽과 새쪽을 합쳐서 높새바람 또는 된새바람이고, 북서풍은 노쪽과 하늬쪽을 합쳐서 높하늬바람 또는 된하늬바람이다.

그리고 동남풍은 샛마파람이라고 하지만, 된마파람이나 든바람 또는 간새라고도 말한다. 남서풍은 늦하늬 또는 갈마바람이다.

바람과 관련된 또 다른 말들을 보면, 바람이 부는 기운을 말하는 '바람기', 세찬 바람의 기운을 일컫는 '바람살', 바람이 불어오는 모양을 가리키는 '바람씨', 큰 바람이 일어날 때 먼저 먼 산에 구름같이 끼는 뽀얀 기운을 이르는 '바람꽃'이라는 토박이말들이 있다.

그러나 '바람칼'은 바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말로 하늘을 날아가는 새의 날개를 가리키는 말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