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한자]無(없을 무) 鐵(쇠 철) 砲(대포 포)..
사회

[한자]無(없을 무) 鐵(쇠 철) 砲(대포 포)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3/03 00:00 수정 2005.03.03 00:00

계획도 뜻도 없이 막나갈 때. 흔히 '무대포'라고 한다. 그런데 '무철포'는 또 뭐냐고? '무대포'의 한자 표기이다.

나는 '무대포'를 無大砲쯤으로 생각하고 국어사전을 펼쳤는데, 어렵쇼? 이게 사전에 없는거다. 그렇다면 비속어인가 하고 자료를 찾다 보니 맙소사! '무대포'는 일본어였던 거다.

'무철포'는 일본어로 '무뎃뽀'라 읽는데 한국으로 건너와 '무대포'가 되었단다. '뎃뽀' 즉 철포는 조총이라는 뜻이다.

일본 최고의 불패 기마군단을 자랑하던 다케다 가쓰요리가 오다의 조총부대에 의해 전멸,오다는 실전에서 처음으로 조총을 사용하여 다케다의 부대를 전멸시켰다고 하는데,오다는 아케치에게 죽고,아케치는 히데요시에게 죽고,이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으키게 되는데,조총도 없는 부대가 무모하게 전투를 벌인다 해서 '무철포' 즉 '무데뽀'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친김에 자료를 좀 더 찾아보다가 우리말 속의 일본어 오염(?)이 심각하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각하다기 보단 엄청나다고 해야 할까? 거칠게 몇가지로 문제 제기만 해보자면,
① 일상속에서 엄청난 양의 고유 일본어 요소가 무심결에 쓰이고 있다는 것.(선착장, 감사하다, 애매하다, 호우주의보, 세수 ......등)
② 일반어 보다 전문어, 직업어, 기술어 등에 지나치게 쓰인다는 것.(산소, 수소 등 공기 이름 전부와 헌법, 민사, 형사, 소송 등 법률용어, 철학이나 사회과학 용어 등, 계장, 과장 등 직급)
③ 국어 한자음 체계에 혼란을 야기 하는 것.(미색-미인, 상종-교재, 언약-약속, 토설-자백...... 등)
④ 국어 어휘체계의 비속화를 부채질 하는 것(어휘체계의 비속화를 부채질 하는 것. 식빵, 돈까스, 야끼만두......)
⑤ 관용적 비유표현에선 특히 지나쳐서, 국어 문체의 순수하고 참신한 발전을 저해 한다는 것.(흥분의 도가니, 도토리 키재기, 새빨간 거짓말, 콧대를 꺾다, 손꼽아 기다리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다...)

이런 것들로 해서 한자어를 우대하고 우리말을 낮추었던 조선시대처럼 일어의 남용이 자칫 문화적 열등의식으로까지 비화하여 주체성의 확립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내참! 감사하다는 말조차 원래는 일본어였다니! 이러다가 독도도 다께도나 독시마가 될까 겁난다.

- 중부동 매곡서당 -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