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노영심의 봄의 피아노
사회

노영심의 봄의 피아노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3/10 00:00 수정 2005.03.10 00:00
"하고 싶은 이야기 피아노로 다 들려주고 싶어요"

춘삼월 봄날에 눈이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며칠 전부터 들었지만 귀담아 듣지 않았던 터라 쉴 새 없이 흩뿌려지는 눈꽃들이 반갑기만 하다.

추운날씨가 아니었기에 폭설을 맞는 즐거움을 아이들과 만끽하면서 지난 3월 5일 저녁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 '노영심 봄의 피아노' 공연장을 찾아 하얀 눈 속을 걸어갔다.

펑펑 쏟아지는 눈 내리는 밤에 피아노 연주회장를 찾는다는 기쁨을 누리면서...

'희망사항'을 부른 가수, '작은 음악회'를 진행했던 방송인 등 그녀를 표현할 수 있었던 다른 수많은 이름들을 뒤로 한 채 '피아니스트'라는 연주자의 길을 가고 있는 노영심.

작지 않은 공연장을 꽉 메운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그녀가 무대위에 등장했다. "만남의 행복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피아노로 다 들려주고 싶다"는 그녀의 마음이 객석으로 서서히 녹아들었다.

봄의 뉴에이지 음악, '뉴에이지'를 마음을 움직이는 착하고 친환경적인 것이라 말하는 그녀는 "꽃, 나무 등 자연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이기에 제 피아노가 여러분들의 그런 것들을 불러일으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가는 길' 연주는 밝고 경쾌하게 한발 한발 내 딛는 등교 길의 표정을 연주함으로써 관객들을 한없는 상상의 나래 속으로 끌어들였다.

요즘 영화음악과 연출 등의 일들을 주로하면서 간혹 노래가사를 쓰면서 지내고 있다는 그녀의 영화 '꽃섬', '아홉살 내 인생', 'Deer Hunter의 카바티나' 등의 영화음악 연주는 그녀만의 감수성과 개성이 듬뿍 묻어나기에 듣는 이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시게 했다.

또 봄에는 왈츠가 어울린다며 3박자 곡의 애틋하고 화사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왈츠를 들려주기도 해 관객들의 사랑을 한껏 받았다.

피아노로 누군가에게 말을 건넨다는 것,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섬세한 감정들을 음악에 실어 낸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일 테지만, 그녀는 '말'보다 피아노를 통해 얘길 건네는 것이 더 쉽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삶의 여정을, 기쁨과 슬픔을, 사랑의 아픔 등을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보듬을 수 있는 그녀만의 힘이 느껴진다.

피아노를 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는 그녀는 최근에 '보이지 않는 선물'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며 "보이지 않는 선물은 시간의 선물이기도 하기에 이 자리 이순간이 본인에게 주어진 값진 선물이다"고 말하면서 그녀의 기억에 남는 선물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해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산책을 많이 하면서 살아간다는 그녀. 산책을 할 때는 느리게, 천천히,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고민도 하고, 문제도 해결한다면서 산책하는 삶을 들려주었다.

이어서 들려준 '오슬로의 아침'이라는 곡을 피아노와 멜로디언을 동시에 연주함으로써 두 악기의 조화로운 멋진 음이 공연장 내에 울려퍼져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피아노를 통해 감성의 아름다움을 연주한 피아니스트 노영심은 시민들의 가슴속 한 켠에 '어느 봄날 눈꽃속에서의 피아노'라는 추억의 선물을 안겨줬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