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대표적인 작품인 '흥부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마당춤판 '흥부 VS 놀부'와 '백두대간'을 들고 부산시립무용단이 지난 10일 양산을 찾았다.1973년 전국 최초의 시립무용단으로 창단되어 우리 전통춤을 계승, 발전시키고 끊임없는 창의력으로 부산은 물론 한국무용계를 주도하고 있는 '부산시립무용단'은 연간 50여회의 공연을 통해 우리의 전통춤을 역동적이며 신명나는 춤사위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구성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우리나라 고전 소설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흥부전'은 형제간의 우애와 권선징악, 나아가 부와 사랑을 함께 나누는 정신을 담고 있는 역동적인 작품이다. 가난을 몸으로 겪으면서도 선행을 잃지 않는 흥부와 황금만능풍조에 물들어 다른 생명을 해치면서까지 욕심을 채우려는 인색한 놀부의 이야기는 오늘날 물질문명의 풍요만을 지향하는 현대인에게 진정한 삶의 기쁨이란 생명을 살려내고 온정을 나누는데 있음을 전해준다. 마당춤판 '흥부VS놀부'는 고전소설 '흥부전'을 단순히 허구적인 이야기를 뛰어 넘어 현실에 바탕을 둔 마당춤사위로서 옛 선인들의 삶의 지혜와 푸근한 웃음을 신명나게 그려냈다.양산여자중학교 학생들과 함께한 오후 공연과 양산시민들과 함께한 저녁공연으로 나뉜 이번공연은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닌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역동적인 공연이었다.오후 공연에서 펼쳐진 '흥부 VS 놀부'는 양산여자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의 뜨거운 박수로 막을 올렸다.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읽었을 고전소설이라 자칫 진부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요즘 유행하는 재미있는 댄스를 곁들이고 공연 중에 관람하고 있던 학생들과 선생님을 무대위로 불러 함께 박을 타고 장기자랑을 하는 등 관객이 참여하는 공연을 펼쳐 양산여자중학교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냈다.흥부네 가족들의 장기자랑에서는 관객과 배우들이 함께 유행하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특히 제비들을 표현해낸 무용단의 군무는 독특한 의상과 무용단원들의 우아한 춤사위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뱀이 나타나 제비들이 공포에 떠는 장면에서는 관객들도 함께 숨을 죽이고 무대를 응시했다. 놀부가 탄 박에서 도깨비들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도깨비역의 배우들이 무대 위가 아닌 객석 뒤에서 관객들 사이를 지나 입장해 공포감과 웅장함을 실감나게 표현해냈다. 일반관객들보다 즉각적이고 뜨거운 반응을 보인 양산여자중학교 학생들의 반응에 부산시립무용단원들도 한층 흥겨운 춤사위와 재미나는 연기를 선보여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은 연신 웃음꽃이 피어 올랐다.양산여자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는 무대를 가진 부산시립무용단은 저녁공연에서는 '두웅 둥 북소리 백두에서 우러나와 강을 차고,
산을 때리고, 들판을 울리는 대지의 웅혼한 울림이어라.
아, 큰 산 같은 사람.
온 세상을 가슴에 안으려는 바다 같은 사람. 땅을 쿵쿵 울리며 매운바람을 헤치며 세상을 걷는 그런 가슴 떨리는 흰 옷 입은 사람.
마침내 백두대간의 청룡이 되고 백호가 되어 일상을 날아올라 심오한 정신의 숲과 대지를 울리고 마침내 우주를 진동시키는 장엄.
오호라, 개벽의 신 새벽 맞이하러 가자스라.'라는 주제로 우리나라 전통 타악기들로 천지를 일깨운다는 '백두대간'도 함께 공연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