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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영화마을]코러스(Les Choristes)..
사회

[영화마을]코러스(Les Choristes)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3/17 00:00 수정 2005.03.17 00:00
영혼을 울리는 천사들의 목소리

2004년 프랑스에서 개봉돼 22주 연속 박스오피스 Top10에 머무르고, 2005년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과 최우수음악상에 노미네이트, 2004년 유럽영화제 최우수음악상을 수상한 명성과는 달리 영화는 매우 수수하다.

영화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 직후 프랑스의 작은 남자 기숙사 학교.

토요일마다 하염없이 아빠를 기다리는 전쟁고아 페피노,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말썽을 일으키는 모항쥬.

돌아갈 곳 없이 쓸쓸한 여름방학을 보내는 아이들의 학교에 미완성의 악보를 든 마티유가 임시직 교사로 부임해온다.

마티유는 강한 체벌로 다스리는 교장에 맞서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 포기했던 음악을 작곡하고, 노래를 가르친다.

점차 아이들의 하모니가 교내에 울려 퍼지면서, 모항주는 놀라운 음악적 재능을 드러내고, 페피노는 마음의 보금자리를 교문 밖에서 마티유 옆 교탁으로 옮기게 된다.

'실패한 작곡가'라는 꼬리표를 때지 못한 채 도피하듯이 기숙학교로 온 그는 통제불능의 아이들에게 아버지 같은 자상함과 음악으로 다가간다.

아이들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따뜻함과 관심에 하나 둘 마티유의 곁으로 다가서고, 다른 선생님들과 학교의 관리인 할아버지에게도 마음을 연다.


어느날 이곳 학교로 전학 온 문제소년 몽당으로 인해 교장이 합창단의 폐지를 명령하지만 이들은 밤마다 망을 보며 침실에서 연습을 계속한다.

기숙사의 화재로 마티유는 해임을 당하지만 그는 평생동안 아이들의 음악교육에 힘을 쏟고 전쟁고아로 갈 곳 없는 페피노를 돌보게 된다.

실제로 소년합창단원들이 연기한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순수한 아이들의 천상의 목소리이다.

눈을 감고 아이들의 합창을 들으면 천사가 지상으로 내려와 노래를 부르는 듯 하다.

학대와 무관심으로 상처받아 거칠지만 영혼만은 순수한 아이들과 역시 세상에 상처 받은 어른이 서로를 어떻게 끌어안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는지를 보여주는 이 영화는 '프랑스영화는 지루하다'라는 편견을 멋지게 깨트려준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악역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엄격한 체벌로 다스리려는 교장 역시 세상에 상처받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불쌍한 어른일 뿐이다.

작은 관심과 따뜻한 배려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은 몰라보게 성장한다. 어른이든 아이든 세상에 지치고 상처받았다면 한번쯤 지상의 천사들의 목소리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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