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에 윤형주가 불러 크게 유행을 시켰던 '라라라'라는 노래를 모르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으리라. '조개껍질 묶어'로 더 잘 알려진 이 노래는 70년대부터 여름 바닷가에서 꽤 많이 불렸었고, 요즘도 가끔씩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윤형주가 70년 8월 대천해수욕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부르기 위해 즉흥적으로 만들어 발표했다는 이 노래에 나오는 노랫말 '조개껍질'이라는 말은 옳은 표현이 아니다.흔히들 '껍질'과 '껍데기'를 뜻이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두 낱말의 쓰임새는 분명히 다르다.우선 '껍질'이라는 말은 딱딱하지 않은, 무른 물체의 거죽을 싸고 있는 질긴 물질의 켜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사과껍질을 벗긴다' 또는 '포도를 껍질째 먹는다'처럼 쓰인다. 때로는 '껍질'이라는 말 대신에 '깍지'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콩·팥 따위의 알맹이를 까낸 꼬투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껍데기'라는 말은 달걀이나 조개 같은 것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므로 '조개껍질'이 아니라 '조개껍데기'이고, 달걀도 '달걀껍질'이 아니라 '달걀껍데기'가 옳은 표현이다.또 '껍데기'라는 낱말은 알맹이는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을 뜻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불의 속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이불을 쌌던 것을 '이불껍데기'라고도 부른다.
<교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