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경. 진선이의 할머니(최옥순, 67)는 의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단순한 감기인줄 알고 집 근처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의 권유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백혈병'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렇게 '백혈병' 진단을 받은 진선이는 지난 5월 1일 울산대병원으로 찾아가 다시 한번 검사를 받았지만, 검사결과는 여전히 '백혈병'. 할머니는 그야말로 눈 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진선이의 어머니는 진선이가 나고 3개월이 지나 돌아가셨고, 아버지 박만선(41)씨는 예전에 하던 사업이 망해, 현재 채무자들로부터 쫓기고 있는 신세다. 할아버지(박동열, 69) 또한 지난 83년, 조선소에서 근무를 하던 중 부상을 당해 그때부터 지금까지 전혀 일을 하지 못하고 자리에 누워 있다. 우선 병도 문제지만 당장의 병원비조차 없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진선이가 '백혈병'이고, 가정환경이 어려워 치료비 마련이 어렵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학교와 교사, 그리고 학생 및 학부모들이 나섰다. 웅상여중 이상춘 교장은 진선이의 소식을 하루하루 체크하는 한편, 학부모회 등에도 이 소식을 전해, 오는 6월 1일 진선이 돕기 1일 찻집을 열기로 했다.학생들은 그 누가 시키지 않았음도 불구하고 스스로 모금 활동에 들어가 253여 만원을 마련했고, 교사들도 123여 만원을 모금했다. 또한 시에서도 진선이 돕기에 나섰다. 지난 19일에는 사회복지사가 진선이의 집인 웅상읍 소주리의 대동아파트를 방문해 조사를 하고 돌아갔다. 현재 진선이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제1종 의료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진선이의 집을 방문한 사회복지사는 "가족 전체가 제1종 의료보험혜택을 받는 것은 상당히 어렵지만, 진선이 혼자 혜택을 받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희망적인 말을 하고 돌아갔다. 이렇듯 주위의 도움의 손길이 계속돼 할머니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후를 생각하면 여전히 막막하다고 한다. '백혈병' 치료에 드는 병원비가 그야말로 엄청나기 때문이다. 특히 진선이는 당장 골수이식도 받지 못할 만큼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에 치료 기간이 더욱 길 수 밖에 없다. 할머니는 "진선이를 담당했던 의사선생님은 진선이의 상태가 좋지 않아 골수이식을 받을 수 있는 상태로까지 치료하는 것만도 몇 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며 "또한 골수이식 수술을 받을 때까지 계속 치료해야 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마련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현재 진선이는 병원이 아닌 집에 있는 상태. 제1차 항암치료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원래는 제2차 항암치료 때까지 병원에 있는 것이 좋다. 그러나 할머니는 병원비 때문에 있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약 보름간 진행한 제1차 항암치료에 든 병원비 430여 만원도 선생님 및 학생들의 성금으로 납부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