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가지고 오는지 커다란 고물들을 가져 와서 안 그래도 좁은 마을 내에 쌓아두니 혹시나 어린아이들이 와서 놀다 다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어떤 때는 그 쓰레기들을 소각할 때도 있어 하루 종일 타는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소문에는 어디 건물 철거 현장에서 돈을 받고 쓰레기를 가져온다고 하더군요. 돈을 받고 가져와서 자신이 살지도 않는 곳에 방치를 하다니 이렇게 기가 막힌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개사육장을 하다가 남은 개를 묶어 두지도 않은 채로 그냥 풀어놔서 마을사람들은 물론 외부인들도 깜짝 놀라 도망갔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한 주민이 잔뜩 불만 섞인 푸념을 늘어놓는다.
아닌 게 아니라 쓰레기더미로 사이로 네 댓 마리의 개들이 돌아다니고 있어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개사육장을 방치한 주인에게 건의를 해보았냐는 질문에 또 다른 한 주민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말하다마다요. 원래 마을에 잘 나타나지도 않아서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다 만날 때마다 처리해 달라고 말한 게 수 십 번이 넘습니다. 그래도 콧방귀도 안 뀌더군요. 양산에서 오랜 토박이라 시에 무슨 연줄이 있다는 소문도 들립디다만…"
지저분해진 마을환경과 방치된 개들에 놀란 주민들이 몇 차례나 시에 민원도 내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단다.
"시에서 몇 번 다녀가기는 했지만, 형식적으로 다녀갔을 뿐 시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한결같은 대답이었다. 마을주민들은 시에서 다녀간 이후에 시정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시마저 주민들의 요구를 묵살해 시에 대한 신뢰성마저 잃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의 행동도 괘씸하지만, 몇 번이나 다녀간 시에서는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민들의 요구를 이렇게 묵살해도 되는 겁니까. 박씨와 시 사이에 뭔가 연줄이 있다는 그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면 도대체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도 내려지지 않는 건 무엇으로 해석해야 합니까. 만약 눈에 잘 띄는 양산 시내에서 쓰레기가 이런 식으로 방치되었다면 벌써 시정되고도 남았을 겁니다. 우리 명곡 음지마을은 시에서 배제된 버림받은 마을인가요?"라며 노여움을 드러내는 주민도 있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곧 다가올 장마철에 큰 비라도 내리면 이 쓰레기들이 하천을 통해 떠내려 갈 수도 있어 이 문제는 비단 명곡 음지마을 주민만의 골칫거리가 아닐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