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최초의 여성전문위원이라는 점이 자못 이례적이다. 하지만, 그 인사권은 현재 의장이 아닌 시장의 손에 있어 인사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전문위원의 한계로 지적되어 온 사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진숙 전문위원이 지자체 최초의 여성전문위원이 되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이 없다. 오늘 그녀를 만났다.
Q. 전문위원이 정확히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A. 특정분야의 전문지식을 조사, 연구하여 의원들이 효율적으로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보좌하는 것이라고 하면 얘기가 쉽지 않을까요? 자치법규나 예산안 등을 검토하고 심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구요.
Q. 의회에서 일하면서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입니까?
A. 의회가 아직 여성들의 진출이 많지 않은 곳이기는 하나 여성들의 손길을 가장 필요로 하고 여성들의 손길이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바꿔 말하면, 여성들이 가장 일하기 쉬운 곳이기도 합니다. 일단 가정에서 살림살이를 꾸려 나가는 것은 여성이 아닙니까? 그 가정을 좀 더 확대한 것이 우리시의 살림살이, 큰 맥락으로 볼 때 알뜰살뜰 집안살림을 꾸려 나가는 살림자의 역할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다만 규모가 커지고 많은 사람들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더 많은 책임감과 사명감이 따른다는 점이 있지만 말입니다. 여자이기 때문에 섬세하고 짜임새 있는 살림살이를 꾸려나갈 수 있었을 때 바꿔 말하면, 여자라는 점이 장점으로 다가올 때 그 자체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일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습니까?
A. 여성의 특성이 의회와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가슴 뿌듯함을 느끼게 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걸림돌이 될 때도 있습니다. 의회라는 곳이 남성들의 공간으로만 이루어져 오다 보니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알게 모르게 차별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의회에 여성들의 진출이 좀 더 활발해져 그러한 점들이 사라졌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지금은 전문위원이 저밖에 없는 관계로 기술적인 분야에서는 어려움을 많이 느낍니다.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나 내년부터는 전문위원이 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많은 분야의 전문위원들이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일단 저는 공무원로서 일하고 있으니 여성공무원을 받아들이는 위치에 계신 분들께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여성공무원들은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발령을 받아 새로운 부서로 갔을 때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공무원의 능력을 보기도 전에 불신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단지 '여자라서'라는 사회통념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여성공무원들을 받아 들여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성들은 현실에 안주하여 자신의 능력을 사장 시키지 말고, 끊임없이 자기자신 스스로가 자신을 활용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