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생태환경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3. 모범사례 1 : 브라질 꾸리찌바 (30년의 철학적 정비)
4. 모범사례 2 : 쿠바 아바나 (도시농업의 미래)
5. 생태적 체험학습으로 공동체를 구성하자
6. 관광농업은 생태환경도시 양산의 필수조건
7. 도시농업의 육성으로 전국의 눈을 양산으로 끌어오자
8. 시민이 나서고 행정이 밀어야, 거버넌스의 구성 1. 시리즈를 생각하며 : 왜 생태환경도시인가?
양산의 인구는 2010년까지 많게는 60만명에서 적게는 44만명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산대 제2캠퍼스가 물금지역으로 들어오고, 웅상은 부산과 잇닿고 있다. 공장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아파트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세수도 늘어나 행정서비스도 좋아지고, 인구증가에 따라 소비도 늘어나 자영업자들도 졸라맨 허리띠를 푸는 날이 올 것이다. 희망 섞인 이야기들이 점차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인구만 많아지면, 공장만 늘어나면 양산은 저절로 발전할 것인가? 수도권에서 지난 20여년 이상 진행된 신도시개발 경험을 돌이켜보면 이런 희망, 혹은 오해들이 얼마나 순진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분당, 판교 등의 신도시들은 문화의 공간은 거의 없이 단순한 잠자리만 제공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서울에서 대부분의 시간과 문화활동을 하고, 밤늦게 신도시로 돌아온다. 그나마 남아 있던 지역의 공동체문화는 사라져 버리고, 서울의 소비문화를 이식하기에 바쁘다. 서울에서 밀린 향락산업은 신도시의 골목을 파고들어 비교육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
자족도시인가? 배드타운인가? 신도시 개발을 앞두고 언제나 이야기되는 이 선택의 기로에서 아직 우리나라의 신도시는 구체적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양산도 마찬가지다. 배드타운이 되지 않도록 급격하게 늘어나는 양산시민에게 도시의 정체성을 제공할 수 있는 철학이나 비전, 실행계획이 수립되지도 함께 나눠지지도 못하고 있다.
21세기 도시의 미래로 '생태환경도시'를 지향하는 도시들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산이나 대전을 비롯하여 국내에서도 점차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건설교통부에서도 도시개발의 방향을 생태도시로 잡고 있다. 하지만 실제 도시를 가꾸고 생활하는 시민과는 동떨어진 계획입안자나 전문가들의 말잔치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
생태환경도시는 단순히 이론적인 논의가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방향이다.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시민들의 생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도시를 설계하고, 시민들의 자긍심과 도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미 브라질의 꾸리찌바시와 쿠바의 아바나시가, 일본의 새로운 신도시들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생태환경도시 양산 만들기는 절박한 과제다. 언제나 양산시민의 소비와 문화와 생활과 교육을 블랙홀처럼 끌어들일 수 있는 부산과 맞닿아 있는 양산은 부산과 전혀 다른 도시발전의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 천성산과 영취산을 비롯하여 많은 삼림을 간직하고 있고, 농촌의 정취가 살아있는 원동면을 간직하고 있는 양산은 부산이 할 수 없는 본격적인 의미의 생태환경도시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간직하고 있다.
이제 자족도시냐 배드타운이냐를 가름하는 기준은 양산이 생태환경도시를 만드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