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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말살이 글살이] '우려먹다'와 '울궈먹다'..
사회

[말살이 글살이] '우려먹다'와 '울궈먹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6/02 00:00 수정 2005.06.02 00:00

"자네 목욕탕 뒷집 김씨 이야기 들어 봤나?"

"응, 친구의 비리를 약점으로 잡아서 1년 동안이나 돈을 울궈내다 쇠고랑을 찼다며?"

흔히 어떤 구실을 만들어서 으르거나 달래서 제 이익을 챙기거나 무엇인가를 억지로 얻어 내는 것을 '울궈낸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이 '울궈내다'라는 말은 경기ㆍ함경도 지방의 방언으로 표준말이 아니다. 이것은 원래 '우리다'라는 남움직씨에서 나온 것으로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쓰인다.

따라서 '돈을 울궈내다'가 아니라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써야 한다.

그런데 이 '우리다'라는 말에는 또 다른 뜻이 있으니, 어떤 물건을 물에 담가서 맛이나 빛깔 따위가 우러나게 하는 것을 일컫기도 한다.

이를테면 "이 차는 여러 번 우려먹어도 맛과 향이 좋군요." "물 속에 담가 두었다가 쓴 맛을 우려내야 해요"와 같이 쓴다.

또 "그 친구는 도대체 똑같은 얘기를 몇 번이나 우려먹는지 모르겠군."과 같이 이미 썼던 내용을 계속해서 재탕, 삼탕할 때도 쓸 수 있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는 '울궈내다'나 '울궈먹다'는 표준어가 아니라는 것을 익혀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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