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자격증도 없는 사람이 정비한 마을버스가 버젓이 시민의 발을 대신하고 있다. Y여객(회현동 소재)이 보유한 마을버스 7대 가운데 4대가 제동장치에 문제가 있어 사고 위험이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운행을 계속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6일부터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기사들이 안전사고 및 처우개선을 이유로 운행거부에 돌입하면서 알려졌다. 현재 운행거부로 인한 배차에 차질이 생겨 문제 차량 2대는 차고지에 주차되어 있지만 일부 차량은 여전히 운행 중이다. Y여객 버스는 대부분 8년이 넘은 노후 차량으로 지속적인 정비가 필요한 상태. 하지만 차고지에는 제대로 된 정비시설조차 갖추지 않고, 지난 두 달 동안 정비자격이 없는 사람이 일상적인 범위를 벗어난 차량 정비를 해왔다. 이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정비시설은 자동차 정비에 필요한 기본 공구들과 하수시설조차 없는 도크 하나가 고작이다. 정비시 발생하는 폐유 및 각종 오염물질은 차고지 옆 하천으로 방류되고 있어 환경오염마저 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마을버스는 양산여중고, 양산중학교, 양산고등학교 등 인근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노선으로, 등하교 시간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다. 운행거부 중인 Y여객 기사들은 "하루 14시간 이상 과다근무와 3일을 일하고 하루 쉬는 것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브레이크 불량으로 안전운전을 할 수 없으니 차량을 제대로 정비해달라는 요구조차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Y여객은 10명의 기사 중 9명의 기사가 지난 달 23일부터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양산지회에 노조원으로 가입했으나 이 중 2명이 퇴직했고, 4명은 노조를 탈퇴한 상태. 현재 3명의 노조 가입 기사들이 차고지 사무실에서 대기 상태로 운행거부에 참여하고 있다. 노조 가입 기사들의 운행거부에 실질적인 사업주인 J씨는 현재 운행거부에 참여하지 않은 기사들에게 배차를 해 마을버스를 운행 중이다. J씨는 "지금까지 잘 운전하다 노조에 가입하고 난 후에 운행을 거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른 기사들은 운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노조에 가입한 기사들이 요구하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Y여객은 시에 등록한 버스 노선을 임의대로 일부 변경하여 운행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시에서는 버스 노선 변경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시청 관계자들은 "지난 7일 인사이동으로 업무 인수인계 중이라 사태 파악에 어려움이 많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한편,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양산지회는 사태 해결을 위해 사업주와 노조원간의 단체교섭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0일 단체교섭 전에 우선 안전운행에 관련된 정비 실시 및 근무시간 조정 등을 해결하고, 정상운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안했지만 사업주와의 연락조차 잘 되지 않아 교섭 전에 마을버스 운행이 정상화될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