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은 6월 항쟁 18주년. 6월 항쟁이란 87년 6월 10일부터 6.29선언이 이루어지기까지 약 20일 동안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던 전두환 독재에 대한 저항운동을 일컫는 말이다. 5공 정권의 '4.13호헌조치'에 반대하고 박종철군 고문치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이른바 '넥타이 부대'까지 가세했던 거대한 민주항쟁이었다.서울대생 박종철군의 고문치사 사건은 독재정권의 폭력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 주었으며 고문치사를 은폐하려 한 경찰 고위 간부들의 행태는 정권의 비도덕성과 파렴치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인 사건이다. 이 사건이 터지자 학생운동을 비롯한 재야세력이 떨치고 일어나 '고 박종철군 추모대회', '고문추방 민주화대행진' 등의 항쟁을 이어가던 가운데 5월 18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의 조작과 은폐를 폭로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이렇듯 독재정군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 열기가 확산되자 국민운동본부는 6월 10일 '박종철군 고문살인 조작ㆍ은폐규탄 및 호헌철폐 국민대회'를 개최, 규탄대회를 민주헌법쟁추투쟁과 결합시켰다. 전국 도시에서 일제히 일어난 이날 시위에 경찰은 6만여 병력을 투입했지만, 차량행렬은 경적을 울려 호응했고 연도의 시민들은 박수로 격려했다.그리하여 결국 대통령직선제 등을 골자로 한 6.29선언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게 된다. 따라서 87년 6월 항쟁은 이어진 7, 월의 노동자 대투쟁과 함께 합법적, 민주적 영역에서의 민중운동, 시민운동을 가능케 했던 승리의 역사로 기록된다. 그러나 그 뒤로도 독재권력의 민주세력에 대한 갖은 압박과 탄압은 멈추지 않았고, 군부권력체제의 정권유지를 위한 음흉한 술책이 이어지다가 이듬해 결국은 전두환의 후계자 노태우를 대통령에 당선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