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가 16일부터 22일까지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지방 행정부를 감시 및 견제하는 대표적인 제도로 이미 이루어진 행정에 대하여 오류를 지적하여 이를 시정 건의하고, 의안심사와 예산안심의를 위한 각종 자료를 확보하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30여 년 만에 부활된 지방자치의 실시는 주민 스스로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문제들의 결정에 직접참여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고 볼 때, 의회의 행정감시기능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겠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다시 실시된 지가 10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행정통제기능으로서의 의원의 행정사무 감사 및 조사에 관한 경륜이 짧아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감사 및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지난 한 해만 놓고 볼 때, 우리 시의회는 입법기능은 낙제점을 면치 못할 미진한 수준이었지만, 시정감시활동은 비교적 무난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활발한 시정 감시활동은 몇 몇 시의원들에게만 국한된 것으로 일부 의원들은 아예 질의 자체를 하지 않거나 문제와는 동떨어진 일방적 주장으로 윽박지르고 다그치기만 하는 모습을 연출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제74회 양산시의회 제1차 정례회 기간 중 이루어지는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위원장 양정길/동면)를 설치하고, 의장을 제외한 전 의원이 각자 1개 반을 도맡아 운영하기로 했다니 모쪼록 시의원들의 분발이 있기를 기대한다. 이에 대해 행정감사특위 위원장 양정길 의원은 “이번 감사를 단속이나 실적위주의 감사가 아니라 집행부의 과오를 바로잡고 올바른 시정을 펼칠 수 있는 감사로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대규모 인사이동으로 인한 업무공백에 대해서는 “전임자와 후임자를 함께 불러 질문하는 방식을 선택하여 내실 있는 감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그런데 “공무원노조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의원들이 감정적으로 감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말이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는 것이 자못 걱정스럽다. 우리는 공무원노조와 시의회의 언짢았던 관계가 이번 감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믿지만, 행여 감정을 앞세운 보복감사로 모처럼의 행정사무감사가 얼룩지지 않기를 바란다. 공무원들 또한 공연한 지레짐작으로 공격적 자세를 취할게 아니라 보다 성의 있는 자세로 감사에 임해 주기 바란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번 감사가 의회와 집행부 모두에게 '상생'의 기쁨을 안겨주는 감사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