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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말살이 글살이] '죽음'과 '주검'..
사회

[말살이 글살이] '죽음'과 '주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6/16 00:00 수정 2005.06.16 00:00

“그날 밤 그는 웬 낯선 곳으로 끌려가 밤새 [초주검/초죽음]이 되도록 두들겨 맞았다.” 
“며칠 동안 잠도 자지 않고 일만 해 대더니 [초죽음/초주검]이 됐구나.”

위의 두 글월에 들어간 ‘초죽음’과 ‘초주검’은 어느 것이 옳은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죽음’과 ‘주검’의 말뜻부터 알아보아야 하겠다.
‘죽음’과 ‘주검’은 움직씨 '죽다'에서 비롯된 이름씨다. ‘죽음’이라는 말은 '죽는 일'이라는 뜻으로 ‘살다’라는 움직씨의 이름씨 꼴인 ‘삶’의 반대말이 된다.
이를테면 ‘죽음의 재’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대기 중에서의 핵폭발로 인해 생기는 방사능진을 일컫는 말로, 죽음을 가져올 수 있는 무서운 재라는 뜻이다. 
이와는 달리, ‘주검’이라는 말은 ‘죽은 상태’라는 뜻으로 ‘시체’, ‘송장’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위의 보기 글처럼, 정작 죽지는 않았지만 [몹시 다치거나 맞아서 거의 죽게 된 때, 또는 너무 심하게 일을 해서 거의 다 죽게 된 상태]가 된 것을 일컬을 때는 ‘죽음’이 아닌 ‘주검’ 앞에 매인이름씨 ‘초(初)’자를 붙여 ‘초주검’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초주검’을 ‘초죽음’이라고 잘못 쓰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 같은 움직씨에서 갈려나온 이름씨들이지만 ‘죽음’이나 ‘주검’과 같이 그 뜻과 쓰임이 다른 말은 잘 가려서 쓰임새에 맞게 바로 쓰도록 애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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