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의혹이 제기돼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던 ‘행담도 게이트’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오일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 후임으로…]이렇듯 뭔가 뒤가 구린 대형 비리사건이 터지기만 하면 우리는 ‘○○○게이트’라고 일컫고 있다. 이처럼 게이트는 온갖 지저분한 소문의 꼬리에 붙는 대명사가 되었는데, 그 빌미가 된 것이 바로 ‘워터게이트 사건’이다.38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1972년 6월 17일 새벽 1시, 민주당 선거 본부가 자리 잡은 워싱턴 DC의 워터게이트(Watergate) 빌딩에 도둑이 든 것에서 비롯된 사건.나중에야 당시 대통령이었던 공화당의 닉슨(Richard Nixon) 후보 측 비밀공작반이 상대방 후보의 움직임을 알아내려고 이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다 발각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처음 이 사건은 단순절도로 취급돼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을 별로 끌지 못했고 닉슨은 무난히 재선되었다. 그런데 워싱턴포스트지의 젊은 기자 두 명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면서 이 사건은 단순한 절도 사건에서 미국 역사를 바꾼 커다란 사건으로 뒤바뀌었다. 닉슨은 처음부터 줄곧 거짓말을 해왔지만, 그 뒤 전 백악관 직원의 폭로와 대통령 집무실에서의 대화내용이 녹음된 테이프가 발견되어 닉슨 자신이 도청을 묵인했다는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1974년 8월 닉슨은 마침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고 야 만다. 덩치 큰 나라의 대통령을 그 자리에서 쫓겨나게 한 두 젊은 기자의 용기 있는 행동이 마냥 부럽기는 하지만, 아무 일에나 ‘게이트’를 갖다 붙이는 우리 언론의 말장난은 참으로 볼썽사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