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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 안전불감증을 경계한다..
사회

[기자수첩] 안전불감증을 경계한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6/23 00:00 수정 2005.06.23 00:00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한다.

습관이라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살아가면서 작은 일에 관심을 가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수년간을 반복해온 일이라면 일종의 관성으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불안한 마을버스'를 취재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안전'에 대해 무심한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지금까지 잘 운행해왔고,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는 사실이 안전을 보장해주는 근거가 될 수 없음에도 정비부족이나 기사들의 과다근무로 인한 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현실.

10년 전 그동안 아무런 문제도 없던 한 백화점이 무너져 내린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은 아직도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지만, 그 사건이 주고 있는 교훈은 이미 빛이 바랜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만 같다.

그 뒤로도 여전히 크고 작은 사고들이 사람들의 부주의나 무관심 속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안전불감증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생명을 다루는 마을버스의 사업주는 모든 마을버스들이 지금처럼 운행하고 있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러느냐고 억울해할지도 모른다.

정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버스라도 여태 사고가 없었는데 무슨 문제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기사들은 자신의 손에 시민의 생명이 달려있다는 사실보다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는 일에 더 힘을 쓰고 있다. 시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시청 공무원들은 관련규정이 없어 어찌해 볼 수 없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모두가 하나부터 열까지 시시콜콜하게 따지고 어떻게 살아가냐고 '대충대충'을 외치는 사회.

여유와 무관심을 구분하는 각성이 필요하다.

'좋은 게 좋은거지'라고 우리가 주문을 외우는 동안 10년 전 삼풍백화점 붕괴로 500여 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오늘도 좁은 비탈길을 학생들을 가득 태운 마을버스가 다니는 모습을 보면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지는 것은 지나친 노파심인지 자문자답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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