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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박민영의 세상 엿보기] 신윤동욱을 주목한다..
사회

[박민영의 세상 엿보기] 신윤동욱을 주목한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6/23 00:00 수정 2005.06.23 00:00

조선일보 문화부에 이동진이라는 유능한 기자가 있다.

미국에서 연수를 받기 위해 그가 휴직했을 때, 그의 영화평을 보지 못하게 된 걸 아쉬워하는 독자들의 글이 그의 개인 블로그에 쏟아졌다. <조선일보>에 대해 무척이나 비판적인 사람들 가운데도 기자 이동진의 글에 대해서만큼은 호평을 하는 걸 많이 보았다. 언젠가 나도 '영화평을 어찌 쓰길래 그리도 칭찬이 자자한가'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그의 글을 일부러 찾아 읽은 적이 있다.

이동진 기자에 관한 얘길 하려는 건 아니다. 최근 <한겨레>가 제2창간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한겨레>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중앙 및 지역 언론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위기이며, 그 위기의 대부분은 여러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위기의 책임을 해당 신문의 내부 구성원들에게 주로 돌리는 건 적절치 않다는 데 공감한다.

그러나, 동시에 한 사람의 독자로서 내가 갖는 아쉬움은, '왜 <한겨레>(와 그밖의 건전한 중앙 및 지역언론)에는 내부 기자들 중 이동진 같은 스타(!) 기자가 눈에 띄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한겨레>를 예로 들자면, 이미 퇴사한 전(前) 논설주간 김선주 씨나 더 오래전 퇴사한 문화부 고종석 씨를 제외하고는, 현역 기자들 중 그 자신의 이름만으로 한겨레의 구독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이를 찾기가 어렵다. 내가 과문한 탓인가? (홍세화 기획위원은 영입된 케이스이므로 예외로 하자.) 제2창간운동을 벌이는 시점에서 <한겨레>의 젊은 기자들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편집은 말할 것도 없지만, 내부 기자의 기사 및 칼럼의 문장구사력이 조중동에 비해 특히 조선일보 기자들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물론 예외도 있다. 신윤동욱이 바로 그런 이다. 내가 신윤동욱에 주목하는 이유는 두가지인데, 첫 번째는 그가 한국 사회 마이너리티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그는 가장 진지한 주제를 다룰 때나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를 다룰 때에나 그의 선배 기자들이 감히 시도하기 어려웠던 재기발랄한 문체를 과감하게 선보인다.

<한겨레21>과 <씨네21>에 실리는 그의 칼럼들은, 한마디로 영양가 있으면서도 재미있다. 이 글을 읽는 그대에게 신윤동욱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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