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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역사 속의 오늘] KBS, 남북이산가족찾기 생방송 시작..
사회

[역사 속의 오늘] KBS, 남북이산가족찾기 생방송 시작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6/30 00:00 수정 2005.06.30 00:00
1983년 6월 30일

우리 민족이 겪은 불행 중 가장 큰 것이 무엇일까? 시련과 고난의 반만년 역사 속에서 난리도 많이 치르고 이민족의 모진 탄압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그 모든 불행 가운데서도 민족상잔의 비극이었던 한국전쟁을 제일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전쟁의 피해도 컸으려니와 그 뒤 수십 년 동안 남과 북으로 갈라졌거나, 또는 난리통에 헤어져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 그 생이별의 아픔은 휴전 52년이 흐른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1천만 이산가족! 그들을 위해 KBS가 마련한 프로그램이 ‘생방송! 이산가족찾기’였다. 원래는 1983년 6월 30일 1회분으로 기획하였으나 몰려드는 이산가족들과 그들의 피맺힌 간청으로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여 장장 138일 동안 총 454시간이나 생방송으로 이어졌다. 방송출연자만도 53,000여 명에 상봉 가족수가 10,189 가족이었다.

세계 방송 사상 유례가 없는 454시간짜리 생방송으로 진행되면서 한반도와 세계를 함께 울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이산가족의 상봉 순간을 보며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하기도 하고 함께 울어대기도 했다.

보는 순간 서로를 금방 알아보고 얼싸안는 사람들, 처음에는 몰라보다가 고향과 부모 이름을 확인하고는 덥석 끌어안는 사람들, 이리저리 말을 맞추다 “맞다! 맞다!”를 연발하며 부둥켜안고 볼을 부비는 사람들…. 그야말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광경이요 감동이었다.

방송 이후 세상이 바뀌어 몇 차례 남북을 오가며 이산가족의 만남이 이루어졌지만, 그런 감질난 만남이 아니라 아무 때고 생각날 때마다 달려갈 수 있는 날은 언제쯤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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