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적이면서도 뜻깊은 행사인 만큼 많은 학부모가 참가했고, 경기에 임하는 태도도 진지했다.마침 날씨도 맑아 학부모들은 설레는 동심으로 돌아가 경기장에 나갔다. 내가 참가한 피구 경기의 규칙은 특이했다. 학생과 어머니가 혼성팀을 이뤄 경기를 하는데 학생이 던진 공은 학생이 맞았을 때만 아웃이 되고 부모가 던진 공은 부모가 맞아야 아웃이 되는 규칙이었다. 학생이 공을 잡고 공격을 시도하면 부모가 앞을 막아 자기편 학생을 보호하고 부모가 공격을 시도하면 학생이 부모를 보호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는데, 그 때마다 정말 가슴이 찡하는 감동이 일었다. 아버지들이 참가한 축구 경기도 인상적이었다. 4학년, 5학년, 6학년 경기 스코어를 이어 받은 아버지들의 축구경기는 어린이들처럼 천진난만해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마지막 경기였던 학생과 학부모의 계주 경기는 가슴 졸인 승부였다. 반 바퀴를 달린 학생이 앞서면 나머지 반 바퀴를 뛴 부모가 뒤집고, 또 학생이 뒤집는 반복적인 승부는 어느 누구도 쉽게 승부를 점칠 수 없었다. 함께 웃고 뛰놀며 뒹굴던 친구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마음 때문인지 올해 웅상초등학교 체육대회는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같은 마을에 살면서도 어색했던 이웃이 어느새 친밀한 이웃사촌이 되어 있었다. 매년 이런 뜻깊은 행사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임필정 학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