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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200년의 약속
사회

200년의 약속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7/14 00:00 수정 2005.07.14 00:00

1805년 나폴레옹이 이탈리아로 원정을 갈 때 였다.
알프스를 넘다가 알프스 정상의 부르 상피에르 촌락 주변에 군대가 주둔하게 되었다.
나폴레옹 부대는 상피에르 마을에서 주전자와 대포를 끌 나무, 노새 등을 빌리고 차용증서를 써주었다. 차용 증서에는 나폴레옹 부대가 이 마을에 주둔하면서 사용했던 다양한 내용들이 상세히 적혀 있다.

주민들로부터 빌려간 주전자 104개, 한 그루당 6프랑씩으로 벌채된 소나무 2,037그루, 하루 3프랑으로 징용된 마을 사람들의 노임, 그리고 일당 6프랑으로 빌린 노새…. 이 증서에서 "나는 촌민의 환대와 서비스에 감사하며 모든 조달에 대하여 충분히 보상하겠다"고 나폴레옹은 기재하였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이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채 몰락하였다.

당시 상피에르 주민들은 이 내역들을 계산하여 5만 스위스 프랑을 지불해 달라고 프랑스 정부에 요청했다. 그렇지만 나폴레옹이 실각한 프랑스 정부는 어떠한 답도 보내지 않았다.

172년인 지난 1969년 프랑스에서는 나폴레옹 탄생 200주년이 되어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때를 기해 스위스 상피에르 주민들은 옛날의 차용증서를 다시 프랑스 정부에 보냈다. 이젠 172년간의 이자를 쳐서 1억 5천만 프랑을  요청하였다. 당시 프랑스 대통령인 퐁피두 대통령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임기를 끝냈다.

또다시 세월이 흘렀다. 1984년 미테랑 대통령이 스위스를 방문했다. 부르 상피에르의 마을 대표들은 나폴레옹이 서명한 문서를 들고 미테랑을 찾아갔다. 독일 나치에 대한 강력한 역사적 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를 추진해 온 프랑스가 정작 자신들의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미테랑에게 역사적 책임을 지고 200년 전의 약속을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미테랑 대통령은 200년 전의 약속을 이행하였다.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200년 전 나폴레옹이 한 모든 행동에 책임을 진 것이다.

역사 앞에서 선조들이 행한 것에 대한 책임을 200년 뒤 후손들이 진 것이다. 요즘 일본이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바른 역사를 갖기를 원한다면 그럴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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