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25일에 일어난 한국전쟁이 3여 년 만인 1953년 7월 27일에 공식적인 전쟁 중단 협정이 체결됨으로써 이 땅 한반도에서 일단 총성이 멈추었다. 이 날 남과 북 양측은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고 <군사정전위원회>를 설치하는데 합의했다.휴전에 앞서 한국은 한반도 통일을 위해 필요하다면 단독으로라도 계속 전쟁을 수행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휴전을 통해 전쟁을 조기 종결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변경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미국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들의 지원 없이 한국 군대가 독자적으로 싸울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었으며, 따라서 휴전문제에 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은 휴전 결사반대, 북진통일을 부르짖은 이승만 대통령의 고집에 따라 결국 휴전 협정에 참가하지 않았고, 지금은 이 문제가 대한민국이 휴전협정 체결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북한이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북미협상을 주장하는 빌미가 되었다.우리민족 최대의 비극인 6.25사변은 세계사적 냉전구조 속에서 우리민족을 한쪽은 미국중심 체제, 다른 한쪽은 소련과 중국 중심체제로 완벽하게 편입시켰다. 한국전쟁은 엄청난 물적, 인적피해를 남겨 남북한을 합쳐 200만 명 이상이 죽거나 실종됐고 1000만 이산가족을 낳았다. 분단이 주변 힘센 나라들이 저마다 제 잇속을 차리려 한데서 빚어진 산물이라면, 분단의 고리를 끊어 한반도를 영원한 평화의 땅으로 만드는 일은 남·북 우리 민족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