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정신지체장애아동 44명이 "향리와 떠나는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향리자원봉사회(회장 이용식) 회원34명과 사회복지사 10명은 지난 17일 사회복지법인 늘푸른집(양산시 상북면 소재)의 장애우 44명을 2대의 버스에 태우고, 휠체어 30대를 실은 트럭 1대를 이용해 모처럼의 장애어린이 나들이 행사를 가졌다. 모두가 휠체어를 이용해야 할 만큼 정신적 육체적으로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늘푸른집 장애어린이들은 매일같이 복지시설 내에서만 생활해야만 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벗하는 순간순간들이 여간 기쁘고 신기한 것이 아닌 양 활짝 펴진 얼굴에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오랜만의 바깥세상 구경과 바다를 볼 수 있다는 부푼 마음으로 새벽같이 일어나 보채던 원생들을 태운 버스는 이날 아침 9시30분에야 출발의 시동을 걸었다. 원생들과 향리자원봉사회 회원, 일일 부모들을 태운 2대의 버스가 도착한 곳은 바다가 보이는 울주군 간절곶. 그곳에는 새벽에 출발한 선발대가 대형텐트를 쳐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텐트 안에서 원생들의 젖은 기저귀를 갈고, 향리회원들이 준비해간 식사와 죽을 나누어 먹은 다음 늘푸른집 어린천사들은 휠체어를 이용해 바닷가를 산책하고 난생처음 바닷물에 손과 발을 담가 보면서 마냥 신기해했다. 원생들은 작은 의사전달도 서툰 눈짓 몸짓으로 밖에 보여줄 수밖에 없지만, 해맑은 눈망울 속에는 기쁨이 넘쳐나고 있었다. 무더운 날씨에 비지땀을 흘리며 휠체어를 밀어야 했던 향리회원들은 어린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모든 피로를 한꺼번에 씻어냈다. 바닷가 산책이 끝나고 휠체어 달리기와 OX문제풀이, 즐거운 레크리에이션으로 함께한 어린이들과 향리회원들의 하루는 더없이 즐겁고 행복했다. 이날 회원들은 밥을 떠 먹여주고 움직일 때마다 휠체어를 대기해 밀어주어야 하고 도착해서는 목욕봉사와 휠체어를 세척해야 하는 등 무더위에 힘은 들었지만 원생들이 오래간만의 외출에 매우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이날 행사에 처음으로 참여했다는 김상표 회원은 "여러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참봉사의 의미가 어떤 것인가를 오늘 비로소 느꼈다"면서 "향리자원봉사회원이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