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하루일과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아침 7시까지 출근한 후 자신이 맡은 관할지역의 우편물을 우편번호별로 구분한 후 배달할 물량을 챙겨 오토바이나 차에 오른다.
그리고 열심히 우편물을 배달하면 어느 덧 점심시간.
점심시간이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고 업무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혼자 먹는 점심이 외롭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최정현(47) 씨는 "외롭기는요? 저는 곳곳에 약속이 넘쳐서 탈인데요. 어떤 분은 전날 제사라도 했다 치면 그 음식을 따로 싸뒀다가 제가 지나갈 때 얼른 나오셔서 먹고 가라며 꼭 챙겨 주십니다. 여자가 하기에 어려운 직업이라 하지만 저는 이 일이 너무나도 좋습니다. 아마 천직인가 봐요"라며 한바탕 웃음을 터트린다.최정현 씨는 경력 8년차이다 보니 얘기해도 끝이 없을 만큼 많은 에피소드가 쏟아져 나온다. 등기우편물을 배달하러 갈 때는 초인종만 눌러도 집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을 만큼 반무당이 다 되었다고.
범어지역의 우편배달업무를 맡고 있다는 손진연(46) 씨는 7월 1일부터 근무하게 된 신참내기 집배원이다.
아직 완전히 업무가 익숙해지지는 않았지만 고객들의 손에 한 통 한 통 우편물을 배달할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집배원 업무를 하며 아쉬운 점은 없었냐고 묻자 고객들에게 당부의 한마디를 꼭 남기고 싶다며 입을 열었다."고객들이 보내신 우편물 한 통 한 통 저희에게는 정말 소중한 업무입니다. 그렇지만, 주소가 정확하게 기입되어 있지 않아 수취인이 누군지 알지 못할 때는 정말 안타깝죠. 우편번호는 물론 번지수가 기재되어 있지 않는 경우는 반송을 해야 합니다. 거기다가 보내는 사람의 주소도 명확하지 않을 때는 저희로서도 도리가 없지요"
집배원 생활을 하면서 겪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가지가지!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알려 달라 했더니 귀여운 꼬마고객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같았는데 우표가 붙어 있지를 않더라구요. 원래 규정상 반송해야 하는데 편지봉투에 '고마운 집배원 아저씨 꼭 배달해 주세요'라는 간절한 한마디가 적혀 있어서 차마 외면할 수가 없더군요. 결국 순진한 꼬마 고객의 소원을 들어줬죠"곽선임(51)씨는 그렇게 귀여운 꼬마 고객의 에피소드를 기억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표를 붙혀 우편물을 보내는 건 기본이니 절대 잊지 말라고 당부의 한마디도 잊지 않는다.
여자라서 힘든 점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는 법!
주로 낮에 집을 지키는 주부들의 경우 여자 집배원이라 하면 신기해하면서도 더 편안하게 대한다고 한다. 아파트에 배달업무를 갈 때는 경비실에 우편물을 맡겨야 하는 상황도 있는데 그럴 때 애교 섞인 한마디는 필수라고. 남자 집배원이면 어림도 없을 일이지만 여자로서의 장점을 맘껏 발휘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여자 집배원이라 하면 다소 낯설지만 고객에게 친근함으로 다가설 수 있는 장점, 오늘도 그녀들은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우편물을 짊어지고 길을 나선다. 무더운 올여름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