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일 년 중 여름에 가장 바빠지는 특별한 직업을 가진 이들!
그들만의 분주한 여름 나기, 오늘 그 뜨거운 현장을 찾아가봤다.◇차가운 바람을 만드는 사람들
100년만의 무더위가 찾아온다는 무시무시한(?) 기상예보가 나가자마자 일찌감치 바빠진 이들이 있다. 이들이 가면 무조건 시원해진다는 것을 철칙으로 하지만 불행히도(?) 이들은 절대로 시원한 곳에서 작업할 수 없는 운명! 이 슬픈 운명을 타고 난 이들은 바로 에어컨설치기사들. 작업을 하다 보면 비처럼 내리는 땀으로 웃옷이 쭉 짜질 정도이니 이들이야 말로 더위와의 전쟁을 매해 여름 치른다.
“하루에 적어도 10군데이상은 돕니다. 한 번 설치하는데 드는 평균시간은 3시간 이상은 족히 되죠”
에어컨은 차가운 바람을 내기 위해 냉각수라도 공급되지만, 이들의 땀과 더위는 누가 식혀 줄 것인지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이렇게 땀 흘리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의 무더운 여름은 시원함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혹시 앞으로 이들을 만난다면 에어컨 보다는 덜 시원하지만 선풍기와 차가운 음료 한 잔 권해보는 건 어떨까?
◇영양탕을 끓이는 사람들
초복, 중복, 말복에 가장 바빠지는 영양탕집 사람들.
뜨거운 여름의 더위로 허해진 몸을 보충하러 오는 사람들로 여름시즌이면 이들은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요리를 만드는 주방이 너무 덥지 않냐고 물었더니 영양탕도 한철 장사, 뜨거운 여름, 뜨거운 열기를 많이 맞아야 우리에겐 좋은 거(?) 아니냐며 웃음을 터트린다.
‘먹보영양탕’을 3년 째 운영한다는 윤 씨 부부는 작년에 비해 손님들이 줄었다며 마지막 남은 말복을 기대한다고. 재미있는 사실은 따로 주방아주머니를 두지 않은 채 직접 요리를 하는 사모님은 영양탕을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먹을 생각은 전혀 없다는 사연을 털어 놓는다. 그 어느 여름보다 뜨거운 올여름, 이들 부부는 더 뜨거운 열기를 맞으며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낸다.
◇얼음을 나르는 사람들
무더운 여름을 잠시나마 식혀주는 사람들, 7, 8월이 가장 바쁜 시기라는 박영훈 씨 부부는 2대 째 얼음장사를 하고 있다. 새벽 6시부터 얼음을 받아 7시 30분경에는 어김없이 배달을 나선다고 한다. 박 씨 부부의 노모 조원득 할머니(82)는 얼음이 무척 귀했던 시절부터 남편과 함께 얼음장사를 꾸려왔다. 아무래도 얼음은 7, 8월 한철 장사이다 보니 자그마한 책대여점을 얼음가게 옆에 나란히 운영하고 있다. 후덥지근 나른한 여름날 오후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배달 나간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 배달 나간 남편이 돌아오려면 아직은 좀 더 있어야 한다.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하는 남편이 안쓰럽지만, 그 흘리는 땀만큼 누군가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생명을 구하는 사람들
시원하고 재미있게 물놀이를 하는 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지킨다.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의 멋진 라이프 가드 해병대 아저씨!
7, 8월 한창 피서객들이 모이는 시즌이 되면 휴일도 반납한 채 몸매 좋은(?) 해병대 아저씨들은 내원사 계곡과 양산천에 집합한다. 행여나 있을지 모를 물놀이 사고예방을 위해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위험한 경우에는 구조활동을 벌이기 위해서다.
“작년 여름 양산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고등학생들이 급류에 떠내려 간 적이 있었는데 우연히 구해주게 되었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관내 물놀이가 많은 지역에 인명구조요원의 필요성을 느꼈죠. 시민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일입니다”
이런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듯하다. 하지만, 개개인 먼저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아무튼 해병대 아저씨,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