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조선일보의 사회적 해악을 주민에게 알리되 친일행각 고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들은 이승만 정권과 친일파 세력에 의해 무너진 '반민특위'를 반세기만에 자신들이 다시 세우고 있다고 믿는다. 둘째, 구독거부 권유운동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셋째,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옥천 주민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하고 있다. 군의원, 도의원은 물론이고 해병전우회장과 한나라당 부위원장까지 '옥천전투'에 참여했다. 그렇다면 지난 5년 동안 옥천에선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무엇보다 먼저 조선일보 판매부수가 줄어들면서 언론의 다원화(多元化)가 이뤄졌다. 조선일보가 줄어든 대신에 그 공백을 메운 것은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신문들이었다. 실제로 몇 년 전 IMF사태 당시 옥천에서 사라졌던 경향신문 지국이 작년에 다시 문을 열었으며, 한겨레 판매부수가 조선일보의 그것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오죽하면 원로 언론인 정경희 선생(74)마저 옥천을 둘러보고 나서 '별천지'라 불렀겠는가. 조선일보 부수가 줄어들고 언론의 다원화가 이뤄지자 지역의 분위기도 바뀌기 시작했다. 각종 지방선거에서 신선한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4명의 후보가 출마한 농협 조합장 선거에서 당선이 가장 유력했던 보수 성향의 후보가 '꼴찌'로 낙선하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충북 교육위원 선거에선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가 추천한, 그것도 여성 후보가 예상을 깨고 당당하게 당선했다. 그 후보가 옥천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옥천 주민들이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상식과 원칙이다. 그들은 '비정상'이 '정상'을 조롱하는 물구나무 선 세상을 바로 돌려놓는, 즉 전도된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상식과 원칙의 출발점에 언론개혁과 안티조선의 노둣돌이 놓여져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결국 옥천 주민들은 "언론을 바로 세우면 세상도 바로 선다"는 진리를 온몸으로 구현해온 셈이다. 그것은 이 땅의 개혁과 진보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안티조선과 언론개혁의 전선으로 과감하게 떨쳐나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마침 오는 8월 14일과 15일 충북 옥천에서 제3회 언론문화제가 열린다고 한다. 그러니 여름휴가를 이용해 옥천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안티조선을 지지하건 반대하건 옥천을 보지 않고 오늘의 한국언론을 이해하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던 정경희 선생의 증언도 확인해 볼 겸.
정지환(여의도통신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