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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교단일기]방학 중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논란..
사회

[교단일기]방학 중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논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8/17 00:00 수정 2005.08.17 00:00

방학 전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하는 문제로 아이들과 한바탕 논쟁을 벌였다.
 
학생 : "선생님, 이번 방학에는 제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러니까 방학 중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에 빠지게 해주십시오."
담임 : "안 된다. 네 스스로 잘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 중요한 시기에 그렇게 된다면 누가 책임질 수 있겠니?"
학생 : "전적으로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담임 : "네가 그렇게 자신하지만, 지금껏 경험한 바에 따르면 학교에서 하는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열심히 하는 학생이 성공했다. 그러니 아무 말 말고 해라."
학생 : ….
 
이 문제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도 있었고, 담임의 강력한 권고에 못 이겨 속으로는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참여하겠다는 아이들도 있었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대학을 가지 않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의 장래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를 시기에 담임으로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입시지도를 오래 해 본 선생님들의 경험은 분명하다.

학교에서 만든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프로그램을 충실히 따른 학생들이 나중에는 결과가 좋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강제로라도 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을 말한다. 이 의견에 적극 동의하고 싶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학생들은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당위론에 대하여 '강제성'을 문제로 삼아 부당하다고 반박한다.
학교가 마련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은 억지로 하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좋은 취지의 교육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학습자 스스로의 욕구와 의지가 없기 때문에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다.

교사와 학생들이 이런 갈등을 하고 있는 사이에 학부모들이 있다. 학부모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다양한 형태로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강제적인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교육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방법이 존재하지만, 교사와 학생들이 당면한 현실은 '지금 - 여기'이다.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에 대한 논란은 여기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대학입시를 위한 가장 효과적 방법일 수 있다는 긍정적 생각과 장기적으로는 자율성을 길러 줄 수 없다는 부정적 생각이 겹쳐 있다.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에 대한 논란을 긍정과 부정의 어느 한 쪽으로 결론지을 수는 없는 일인 것 같다.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 교육에 대한 현상들이 일반화될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런 점에서 교육 주체들 간 일방적 당위성에 근거한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법적 시도와 접근이 이루어지고 교육 주체들 간 쌍방향의 소통과 협의과정이 이루어진다면 교육의 본질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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