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마당극을 벌인 영동 자계예술촌의 하회별신굿탈놀이의 백정과장도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조선일보 반민족 범죄기사 모음전과 전국 지역신문 총집합전은 거대족벌신문의 부조리한 폐해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전국의 풀뿌리 신문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저녁 7시부터 야외공연장에서 시작한 공연은 노한나 삼양초 교사와 이병철씨의 사회로 안남어머니학교 합창단과 옥천주니어팝스오케스트라, 그룹 MG 등 지역 내 활동하는 공연팀과 인천일보 노조의 율동 등이 잘 어울렸고, 2부 행사에는 신성국 신부가 낭독한 ‘도민 333인이 참여한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충북 결성식’이 있었다. 3부 행사에는 노래패 해오른 누리, 소리새, 피노키오 등의 공연도 한여름 늦더위를 피해 나온 주민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공연이 끝나고 밤 10시쯤 거대 족벌언론의 상징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관을 들고 한바탕 신나는 언론개혁 굿마당을 열며 공설운동장에 마련된 커다란 불길에 화장을 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33인의 명사 초청강의에서는 천막별로 밤새 언론개혁과 정치, 문화, 지역 등 다양한 분야별로 이야기꽃이 펼쳐졌다. 이 날 명사초청 강의에서는 김원웅 국회의원, 정청래 국회의원,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박동완 전 행자부장관 비서실장, 이철우 전 국회의원, 최영묵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 등의 천막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인기몰이를 했다. 이튿날인 15일에는 군북면 비야리에 있는 송건호 선생 생가방문 행사가 있었고, 오전 10시부터는 인터넷을 통해 ‘제3회 전국 중고등학생 논설쓰기 대회’가 열렸다.이 날 논설쓰기 대회(결과 22일 발표예정)에는 전국 각지의 중고생 49명이 참가해 “<1997년 불법대선자금> 제공 내역이 담긴 'X파일'을 보도한 MBC 기자가 8월 5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실정법을 뛰어넘은 언론의 보도가 ‘위법’인가, 아니면 국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언론 자유’인가?”라는 주제로 2시간가량 글을 썼다. 열악한 동력, 미흡한 행사진행 지적도언론문화제는 이제 세 살이나 됐지만, 자치단체의 지원이 한 푼도 지원되지 않은 순수 민간행사로 계속되고 있다. 뜻있는 일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 이 축제는 열악한 동력으로 인해 진행과정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당초 계획됐던 황철민 감독의 프락치 상영은 ‘영사기 준비 미비’로 상영이 취소됐고, 33인의 명사 초청강의는 팜플렛에 오전 10시로 시간이 잘못 기록돼 행사 참가자들에게 혼선을 주었다. 또, 33인의 명사초청강의에는 33명 중 10명이 결석했고, 미리 참석여부가 통보되지 않아 특정 강사를 기다린 사람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고, 14일 밤늦게까지 진행된 행사 때문에 15일 오전 8시에 약속된 송건호 선생 생가방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여러 허점이 노출됐다. 하루 종일 행사를 참관했던 조영경(26, 대전 유천동)씨는 “팜플렛과 행사진행이 약간씩 틀리는 등 아쉬운 점이 없잖아 있었으나 ‘언론 개혁’을 주제로 이렇게 문화제를 기획했다는 것 자체에 크게 감동했다”며 “조선일보 장례식과 33인의 명사초청강의 등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국회사무처에서 온 정재룡(45)씨는 “홍보도 다소 미흡했고, 행사 프로그램도 기대에 못 미친 부분도 많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언론이라는 주제가 색다른 만큼 조금만 보완한다면 전국 언론에 관심있는 주민들이 많이 참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증평에서 온 신경자(40, 증평기별)씨는 “조아충북 333인에 가입해 참가했고, 언론개혁의 성지로 알려진 옥천에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며 “프로그램을 떠나서 이런 주제로 축제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좋다”고 말했다./옥천신문=황민호 minho@o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