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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장구야, 울려 퍼져라!
사회

장구야, 울려 퍼져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8/25 00:00 수정 2005.08.25 00:00
얼굴도 이쁜데 마음은 더 이쁜 여인

몇 번을 서성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돕고 싶다. 내가 할 줄 아는 건 장구 밖에 없지만'
생긴 지 얼마 안 되는 자그마한 사회복지센터 앞을 몇 번이나 지나치고서야 용기를 내 문을 두드렸다. 그 곳은 치매노인을 돌보는 보호시설. 자식들이 낮 동안 일터에 나가 있는 동안 노인들을 보살피는 곳이었다.

"전 장구 밖에 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노인들을 위해서 뭐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데 장구를 쳐서 노인들을 기쁘게 해 드리면 어떨까요?"
그렇게 시작된 것이 장형이 씨의 첫 장구봉사였다.

장구와 인연을 맺은 건 불과 3년 전이다. 우연히 국악전문가를 알게 되었는데 예술로 밥을 먹고 사는 업은 늘 그렇듯이 배고픈 법. 어느 새 어머니와 같은 정을 느끼며 어려운 처지를 무엇으로라도 도와주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장구강습. 그 분께 장구를 배우고 수강료를 지불하면 되니 그 얼마나 좋은 방법인가. 많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그렇게라도 도와 줄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지금도 어머니와 딸처럼 정을 나눈다고 하니 참으로 그 마음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사실 장형이 씨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실습을 나갔다가 노인들이 항상 정에 굶주려 있다는 것을 알고 많이 마음 아파했다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약한 존재가 바로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인데 어린아이들은  부모가 지극정성 키우지만, 노인들은 소외되기 일쑤.

장구를 치며 흥겨운 노래를 흥얼 되는 그 순간만이라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게 장형이 씨의 소망이다. 다른 뜻은 없고 그저 장구로 노인들 위로하고 장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우리 국악의 멋에 빠지고 싶다고 한다. 무료로 가르쳐 줄 수 있으니 연락만 달라며 활짝 웃는 장형이 씨.

"왜 아무 소득도 없는 무료봉사를 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전 제가 좋아하는 장구치며 노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행복합니다"

오늘도 장형이 씨는 행복한 웃음 활짝 지으며 노인들과 함께 장단에 맞춰 사랑가를 읊는다. 부디 그녀의 장구소리가 울려 퍼질 때 마다 이쁜 마음씨도 모두에게 뿌려지기를.

▶장구에 관심 있는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의전화 : 016-87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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