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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건반 위의 순례자 '백건우'..
사회

건반 위의 순례자 '백건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9/01 00:00 수정 2005.09.01 00:00
9일 저녁,양산문화예술회관 무대에 '베토벤 소나타' 올려

'건반 위의 순례자' 또는 '건반 위의 구도자', '건반 위의 시인'으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59)가 양산을 찾는다.

그동안 보통의 연주자들은 시도조차 꺼리는 전곡 연주의 길을 고집하던 그가 2005 가을 양산시민에게 선사할 프로그램은 피아노 레퍼토어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들.

마치 구도자가 성지를 순례하듯 연주 인생 30년을 줄곧 치열한 탐구정신으로 살아온 그는 올 봄 세계적 음반사 데카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에 들어가 1차분으로 베토벤 중기 소나타(16~23번. CD 3장)를 내놓았다.

그의 이번 양산 독주회는 이 작업 끝에 이루어지는 전국 순회연주회의 일환으로, 9월 8일 원주 독주회에 이어서 열리는 두 번째 순서다.

양산 독주회 다음에는 10월 1일까지 약 한 달간의 일정으로 부산, 서울, 안산 독주회가 이어진다. 

1967년 나움버그 콩쿠르 우승, 69년 리벤트리 콩쿠르 결선 진출과 부조니 콩쿠르 우승에 이어 1992년과 93년, 두 차례에 걸쳐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음악상인 '황금 디아파종 상'을 수상함으로써 음악으로 세계를 정복한 피아노의 대가, 백건우.

따라서 오는 9일 저녁 7시 30분 양산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질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을 기다리는 클래식 애호가들과 시민들의 가슴이 자못 설렌다. 

클래식 매니아로 인터넷 음악카페(http://cafe.daum.net/classicmusic)를 운영하고 있는 조태훈(소르)씨는 "백건우, 그는 전 세계 음악계를 대표하는 몇 안 되는 한국인이다. 본시 클래식음악이 대중적이지 않은 것이어서 그가 미치는 영향도 극히 제한적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그가 가지는 아이콘은 복잡한 세상에서 질주하듯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문득 적색신호등으로 다가와 편안한 휴식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연주회의 의미를 부여하고  "백건우는 일반적으로 딱딱하다고 생각하기 쉬운 클래식 음악을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아닌, 인간 백건우로 연주함으로써 우리에게 클래식 음악이 친구처럼 편안하게 다가오게 해 주는 미덕을 지니고 있다. 특히 그 많은 큰 도시들 중에서 양산을 비롯한 작은 지방도시를 많이 선택했다는 것은 그의 소박한 인간미를 엿볼 수 있는 예라고 하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조 씨는 또 "많은 음악회들이 열리지만 진정한 음악을 만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이 때에 저렴한 관람료로 최상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며 "평소 클래식음악을 접할 기회가 적었던 분들이라도 이번 기회만큼은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독주회에 차려진 레퍼토리는 베토벤 소나타 제8번 c단조 작품 13 <비창>, 베토벤 소나타 제3번 C장조 작품 2의 3, 베토벤 소나타 제6번 F장조 작품 10의 2, 베토벤 소나타 제23번 f단조 작품 57 <열정> 등이다.

하나의 작품을 선택하면 '몰아치듯' 철저히 파고드는 '건반 위의 구도자'답게 이번 공연에서도 백건우는 치열하고 진지한 연주로 양산 청중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산에 이어 가져지는 부산 연주회의 관람료가 R석 80,000원, S석 50,000원인데 비해 양산문화예술회관의 관람료가 S석(1층)20,000원 A석(2, 3층)15,000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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