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사설]'선물' 탓에 우울한 한가위가 되지 않도록 하자..
사회

[사설]'선물' 탓에 우울한 한가위가 되지 않도록 하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9/08 00:00 수정 2005.09.08 00:00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다. 한가위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명절로 많은 사람이 고향을 찾아 헤어졌던 일가친척을 만나고 조상님께 차례를 올린다. 그러나 명절이라고 해서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릴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도 하다.

더러는 상여금은커녕 밀린 임금조차 못 받아 우울한 마음으로 한가위를 맞기도 할 것이고, 모처럼의 고향나들이가 경제적으로 부담이 돼 마음이 상쾌하지 않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한가위를 맞아 집안 어른과 직장 상사, 신세진 분들께 드려야 할 선물 때문에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그냥 지나치자니 마음에 걸리고 선물을 장만하자니 힘에 겨워 난감해 한다.

모든 선물이 그렇듯 '명절선물'도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꼭 값비싼 것이 아니더라도 그 속에 주는 이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으면 그것이 곧 좋은 선물이다. 가수 노영심씨가 쓴 '노영심의 보이지 않는 선물'이라는 책을 보면, "선물을 자주 하지는 않되 한번 할 때마다 잘하는 것,  그러나 만일 선물을 자주 하는 경우라면 너무 힘주어 하지 않고 가볍게 일상적으로 건네는 기분 좋은 말 한마디처럼 선물하는 것, 그것이 선물할 때의 내 원칙이다. 꼭 눈에 보이는 선물을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선물하는 마음이 되어 사는 것은 내게 중요한 일이다."라고 적혀 있다. 

인생을 그다지 오래 살지 않은 사람의 지혜 속에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의 해결책이 담겨있으니 이대로 따라하면 '선물' 탓에 한가위를 우울하게 맞는 일은 없을 성 싶다.

그런데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선물이 단순한 선물이 아닌 뇌물로 둔갑하는 데 있다. 지금껏 우리 사회를 더럽히고 어지럽혀 온 사건들의 이면에는 거의 대부분 선물 또는 떡값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뇌물들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사실 선물을 받아서 싫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는 이의 정성이 아니라 삿된 욕심이 담겨 있는 뇌물성 선물을 덥석 받아 챙겼다가는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생긴다.

오죽하면 공직사회 내부에서 '추석 떡값ㆍ선물 안 주고 안 받기 운동'을 벌였을까만 그 덕분에 공무원들의 뇌물수수사건이 크게 줄어 든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우리 양산시에서도 전공노 양산시지부가 주축이 돼 설날과 추석 때마다 관내 관급공사업체 및 납품업체를 상대로 떡값 등 금품전달 자제를 부탁하는 서한문을 발송하는 등 자체정화활동을 벌여 꽤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제는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서 '우리 돈 안 받겠으니, 가져오지 마시오'라고 선언하는 부끄럽고 민망한 일을 벌이지 않아도 될 만큼 공무원사회가 맑고 깨끗해 졌으면 한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