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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먼파워】달려서 행복한 여자, 조재희..
사회

【우먼파워】달려서 행복한 여자, 조재희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9/08 00:00 수정 2005.09.08 00:00
I 'm marathoner

어릴 적 갖고 싶어 하던 학용품을 준다기에 무작정 뛰었던 교내달리기대회, 등수 안에 들어 스케치북을 받고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돌이켜보니 그게 바로 마라톤이었다.

운동에는 소질이 있었던지 학창시절 배구부에 속해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특별히 그 소질을 살려 무언가를 해볼 생각은 굳이 없었다고.

그런데 3년 전 취미삼아 남편과 시작한 마라톤이 대회만 나가면 자주 입상을 하게 된다.

마라톤의 상위선수들만 모아 초청해 경기를 펼친다는 아디다스컵대회에도 10월 1일 참가하게 되었다.

참가하는 자체가 영광이라 순위입상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지만 그녀의 주특기, 또 큼직한 상 하나 받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마라톤을 하게 된 계기는 순전히 다이어트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특별한 지식도 없이 막연하게 남편과 함께 오봉산을 걷는 걷기운동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그 다음엔 코스를 정해 놓고 한바퀴, 두바퀴, 세바퀴…. 나중에 알고 보니 마라톤을 배우는 훈련과정이 그렇게 딱 들어맞아 신기해했다고. 조재희 씨가 이번에 2위를 차지한 대회는 부산썸머비치울트라대회다. 보통 마라톤 코스인 42.195km보다 약 10km가 더 추가된 60km를 완주하는 코스였다.

등수에 연연하지 않고 그냥 나름대로 페이스를 조절해 과학적 방법을 적용해 달렸더니 어느 순간 자기 앞에 한 명 밖에 뛰고 있지 않더라며 신기해한다.

그녀에게 메달하나 상장하나가 값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단지 뛰는 것이 좋아서 뛰다보니 재미있어서 그저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각종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며 감동적이고 인상 깊은 장면을 여러 번 목격 했습니다. 높으신 연세에도 불구하고 건재함을 뽐내며 완주하는 할아버지부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한 명 한 명 저마다의 자랑스러움을 가지고 완주해 들어오는 사람들,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인간에 대한 믿음과 뿌듯함이 밀려오거든요. 보지 않고 또 경험해보지 않는다면 느낄 수가 없는 가슴 벅찬 감동입니다"

현재 마라톤동호회협회에 소속,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재희 씨는 대회 등수 보다 달릴 수 있다는 그 자체에 더 큰 기쁨을 느끼며 달리고 있고 앞으로도 열심히 달릴 마음이다.

아직 그녀에겐 달릴 수 있는 육체와 뻗어나갈 수 있는 길과 숨쉬고 느낄 수 있는 영혼이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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