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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독주행정이냐, 시정발목잡기냐..
사회

독주행정이냐, 시정발목잡기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9/15 00:00 수정 2005.09.15 00:00
8일 임시회서 '네 탓' 묵은 갈등 표출

"시장은 시의회를 어떤 기관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답변 바랍니다"

75회 임시회 시정질의를 통해 오근섭 시장과 시의회의 불편한 관계가 공개적으로 거론됐다.
8일 전권수 의원(물금2)이 시정질의에 나서 "시장 취임 이후 의회를 무시하는 발언을 해 유감스럽다"며 시의회에 대한 인식을 질문한 것이 시작이었다.

오시장 취임 이후 집행부가 추진해온 사업 가운데 일부 사업이 시의회와 의견 차이로 인해 지연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오시장과 시의회와의 관계가 협력과 긴장이 아니라 감정과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시정질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시정질의에 나선 시의회 최연장자이기도 한 전의원은 "시민들이 이미 시의회와 시장간의 대립으로 인해 시정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속마음을 터 놓고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오시장은 "시의회가 시민의 대표들이 모인 기관임을 분명하게 알고 있으며, 시민을 위해 협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호간의 갈등을 풀기 위해 시작된 시정질의는 박종국 의원(중앙동, 부의장)의 보충질의가 이어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특히 박의원이 오시장이 사적, 공적 자리에서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과 폭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자 오시장이 전혀 그런 일이 없으며, 개인적인 신상은 시정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답변을 하지 않겠다고 맞서자 언성이 높아지며 본회의장에 소동이 일기도.

김상걸 의장이 20분간 정회를 선언한 뒤 의원휴게실에서 오시장을 비롯하여 의원들간의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 이후 다시 임시회가 개회되어 박의원의 질의가 이어졌으나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해 임시회를 참관하던 방청객 및 공무원들을 답답하게 했다.

박의원은 "시장이 의회를 무시하고 부의장인 자신을 모욕하는 행위를 일삼으며 시정 운영을 독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시장을 공격했으며, 오시장은 답변을 통해 "개인적인 감정으로 담당 공무원들에게 집중적인 자료 제출 등 시정 발목 잡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나동연 의원(삼성동)이 보충질의에 나서 "의회와 시장 간의 갈등은 시장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하자 오시장은 "의회도 22만 시민의 대표인 시장을 인정하는 태도를 먼저 보여야 한다"고 말해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나의원은 "이번 시정질의를 통해 서로간 쌓인 오해를 허심탄회하게 풀고자 하는 의도였는데 누군가 양보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시장이 시민들을 위해 갈등을 푸는데 노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갈등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의원휴게실에서 비공개로 갈등 해결을 위한 간담회 개최가 제안되어 산회 이후 30여분 동안 배석자 없이 진행된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의견 대립을 보였던 오시장과 박부의장이 손을 잡고 의원휴게실을 나섰지만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람들의 이목을 고려해 잠시 화해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언제든 다시 불거질 휘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시정질의에서 의원들이 보여준 질의 태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시정을 논해야할 본회의장에서 개인적인 신상발언이 난무하는 등 임시회를 방청하던 관계 공무원과 일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이다.

이 날 임시회를 방청한 참석자들은 "의회가 22만 시민을 대표하는 수장으로 오시장을 인정하지 않는 생각을 그대로 행동으로 드러내는 것이 문제"라며 "인간 오근섭이 아닌 22만 도시의 시장 오근섭으로 인정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화해의 악수'로 막을 내렸지만 시의회와 오시장 간의 갈등이 사안에 따라 돌출될 변수가 크고,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상호간의 갈등은 다양한 형태로 촉발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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