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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의 사적지 현주소는? /관내 사적지, 관리 소홀로 방치..
사회

양산의 사적지 현주소는? /관내 사적지, 관리 소홀로 방치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9/15 00:00 수정 2005.09.15 00:00
예산, 인력 부족과 규정 미비로 관리 애로

관내에는 북정 고분군, 신기 고분군, 중부 고분군, 신기산성, 북부산성, 법기리 도요지가 사적으로 지정된 상태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적지들이 이미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있다. 지정 이후 해당지역에 문화재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지만 북정고분군과 신기고분군이 현재 시민공원 조성사업과 연계되어 복원 계획이 있을 뿐 예산상의 이유와 인력난으로 인해 나머지 사적지들은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방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 사적 93호 북정동 고분군
북정 고분군은 산 속으로 위치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다른 사적지들과는 달리 시민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이미 복원 사업이 진행되었지만 시에서 설치한 ‘출입금지’ 표지판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들어가 뛰어노는 등 복원 이후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복원된 고분을 관리하기 위해 출입을 차단할 수 있는 울타리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신기고분군과 연계한 시민공원 사업이 이원수 선생 친일논란에 부딪쳐 용역이 중단된 상태라 장기간 방치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 사적 94호 신기동 고분군
원형훼손과 토사유출의 우려가 있는 신기동 고분군은 1단계 시굴작업이 끝난 뒤 폐허처럼 방치되어 있었다. 시는 우천시를 대비해 일단 방수포를 설치했지만 문화재 관리법상 시굴현장에 대한 수로 개설 등은 허가를 얻어야만 시행할 수 있는 등 절차상의 문제로 속을 태우는 형편이다. 또한 사업이 중단된 채 인근 토지가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어 이후 사업이 추진될 경우 주민들과 마찰이 예상된다. 시에서는 경작 등 시설물 설치를 자제해 줄 것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설치해놓고 있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실정이다.

◆ 사적 95호 중부동 고분군
중부동 고분군은 북정산성으로 이어지는 산행로 옆에 위치해 있지만, 이미 사적지 지정 전에 도굴과 경작지 조성 등으로 형체를 알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중부동 고분군은 인근 대학과 부산 소재 대학에서도 학술연구를 진행했지만 문화재로 가치가 있는지 판단 여부조차 명확하지 않아 무성한 산림 속에 묻혀 있다.

◆ 사적 100호 법기리 도요지
법기리 도요지는 조선 중기인 16-7세기 경 지방에서 사용하던 백자를 만들던 가마터로 한국과 일본의 도자기 교류역사를 연구하는 매우 귀중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 홍보책자에 나와 있는 법기리 창기마을에도 도요지를 안내하는 표지판조차 찾을 수 없고, 주택가 사잇길 끝에 경작지를 지나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사방이 경작지로 둘러싸인 법기리 도요지는 자그마한 터에 도요지를 설명한 표지판이 덩그러니 세워져 있었을 뿐 그 어떤 다른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다.

관내 사적지들은 지난 1963년에 사적지로 지정되었다. 지정 당시에도 이미 도굴과 개발로 인해 훼손상태가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지정 이후에도 예산과 인력 등의 이유로 관리가 미루어져 왔다. 문화재에 대한 인식 부족이 원인이다.
양산이 개발공업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양산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지역 문화재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박한 신흥도시가 아니라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도시는 지역의 작은 문화재 하나하나에 대한 관심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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