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일주일 앞둔 휴일 매장 주차장은 빼곡히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다양한 물건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쇼핑하는 고객의 편의를 극대화시킨다는 일반적인 할인매장의 전략답게 깨끗하게 진열된 상품들이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 해 8월 중부동에 입점한 대표적인 상설할인매장인 E마트는 인근 부산과 울산 지역에서 유입한 인구가 밀집한 신도시 지역 시민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E마트는 9월부터 추선선물세트전문매장을 개설하고, 추석선물 상담소를 운영하는 등 추석 준비에 분주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곱게 한복으로 단장한 판매원들이 장을 보러 나온 고객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제품을 안내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쇼핑카트를 끌고 넓은 매장을 바삐 움직이는 시민들은 무엇보다 ‘깨끗한 환경’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문제가 되고 있는 국산과 중국산 등 산지 표시도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할인매장인만큼 신뢰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믿음이 추석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E마트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이 쾌적한 환경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어 할인매장을 재래시장보다 선호하는 추세지만 양산 지역은 재래시장을 찾는 고정 고객들이 많아 5일장이 서는 날이면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아이들과 함께 장을 보러 나온 한 주부는 “깨끗하고 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할인매장을 즐겨 찾는 편이지만, 간단한 야채나 과일을 구매할 때는 근처 재래시장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추석선물을 고르던 젊은 부부는 “시댁과 처가에 선물할 상품을 고르는 중인데 딱히 마음에 와닿는 선물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전시된 상품으로 눈을 돌렸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대형상설할인매장은 단순한 상품 구매의 장소가 아니라 시민들이 활용하는 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매장 곳곳에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이 갖춰져 있어 쇼핑의 재미가 솔솔 느껴진다는 것이 할인매장을 즐겨 찾는 시민들의 일반적인 반응. 기존 재래시장 및 소규모 상가의 상권을 위협하고, 지역의 이익을 외부로 빼돌린다는 따가운 눈총 속에서도 ‘대세’로 자리 잡은 대형상설할인매장. E마트 관계자는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현재 450여명 직원 대부분을 지역 주민으로 채용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추석선물세트 판매장에서 열심히 상품을 설명하고 있는 판매원은 “추석이라고 해서 특별히 매상이 오르는 것 같지는 않고, 비누세트 같은 생활용품류가 잘 팔리는 편이다”고 말해 불경기가 재래시장 뿐만 아니라 대형할인매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