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나눔행사장 어린 상인들로 북적..
사회

나눔행사장 어린 상인들로 북적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9/15 00:00 수정 2005.09.15 00:00
아나바다 운동실천과 쓰레기 감소에도 효과적

“싸게 드릴게요, 와서 구경하세요!”
아이들의 외침이 빨라진다.
이곳은 다름 아닌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는 어린이·청소년 나눔행사장.
시에서 처음 마련한 어린이·청소년 나눔행사는 기존의 벼룩시장을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집에서 쓰고 남은 학용품이나 옷, 책 등을 가져와 필요한 이에게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처음 열린 행사이지만 호응이 좋아 그야말로 양주공원 일대는 축제현장을 방불케하고 있었다. 오히려 관내에서 열리는 시장터보다 훨씬 활기찬 풍경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김윤희(중부초2)어린이는 몇 개 남지 않은 물건들을 늘어놓고 막바지 손님 모으기에 여념이 없다.

“구경하고 가세요, 학용품이 정말 싸요”
얼마나 팔았냐고 물었더니 이제 거의 다 팔고 몇 개 안 남았는데 사줄 수 없느냐고 도리어 되묻는다. 큰 소리로 손님을 모으는 말들은 어디서 배웠을까. 앳된 목소리로 목청껏 외쳐대니 지나가던 행인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구경하지 않을 수 없다.

지갑 500원, 노란 분필 300원 물건 옆에 붙여진 가격표의 가격도 어찌 그리 소박한 지 만원이면 2-3명의 물건은 몽땅 사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친구 2명과 같이 나온 이민주(삽량초5)어린이는 아직 물건이 제법 남은 듯 더 목청을 높이고 있다.

“어서 오세요, 물건이 쌉니다, 싸! 제발 사주세요”
결국에는 제발 사달라며 귀여운 애교작전을 펼치는 이민주 어린이. 친구들과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꺄르르 웃음을 터트리며 즐거워한다.

햇살이 뜨거운지 물건을 늘어놓는 돗자리와 텐트를 준비해와 따가운 햇빛을 피하는 센스를 보여주는 광경도 눈에 띄었다. 이 날은 초등학생들만 온 자리는 결코 아니었다. 윤태웅(중앙중1) 학생은 친구 2명과 역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많이 팔았냐고 물어보니 “아니요, 아, 이 게임씨디 정말 비싸게 주고 산 건데 이렇게 싸게 붙여 놨는데도 잘 안팔려요”

자신이 아끼던 씨디들을 헐값에 넘기는 게 영 서운한지 입술을 삐죽되며 투덜된다. 원래 벼룩시장은 나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을 남에게 싸게 파는 것이라고 설명해줬더니 그래도 너무 싸다며 정가를 가리킨다.

행사를 준비한 양산시 청소행정과 구의호 씨는 “쓰레기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다 청소년들에게 벼룩시장을 활성화 시켜주면 많은 도움이 되겠다 싶어 준비한 것이 이렇게 호응이 좋다”고 밝혔다. 2-3회까지만 시에서 행사를 관리하고 그 이후부터는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맡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행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중부초등학교 학부모회에서 11명의 자원봉사대원들과 청소년 도우미 12명도 자발적으로 도움을 줘 눈길을 끌었다.

자원봉사대원으로 참가한 심영미(42)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경제공부도 되고 서로 필요한 물건을 싼 가격으로 나눌 수 있어 너무 좋다. 집에서 필요 없어서 버리게 되는 물건들이 제 주인을 찾아갈 수 있어 쓰레기줄이기에도 큰 효과가 있다”며 청소년 나눔행사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약 750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제2회 어린이?청소년 나눔행사는 10월 8일 같은 장소인 양주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