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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백건우의 동반자 '윤정희'와 함께..
사회

백건우의 동반자 '윤정희'와 함께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9/15 00:00 수정 2005.09.15 00:00
“단 한 번도 영화를 그만두었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윤정희-
1960∼70년대 문희ㆍ남정임씨와 함께 국내 영화계의 1세대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왕년의 ‘은막의 스타’ 윤정희씨가 남편인 백건우씨와 함께 우리 앞에 나타났다.
세월이 비켜간 것일까? 그는 여전히 아름답고 우아했다. 남편의 연주회나 연습장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는 소문 그대로 양산을 찾은 백건우씨 옆에는 윤정희씨가 있었다. 남편이 연습을 위해 피아노 앞에 앉는 것을 보고는 무대 옆 대기실로 자리를 옮기는 그의 소맷자락을 잡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연습을 하시는 백 선생님이 놀랍습니다. 세계적인 대가라도 끊임없이 연습을 해야 하나 보죠.
=그럼요. 아무리 천재적인 피아니스트라도 꾸준한 연습이 없이는 결코 깊이 있는 음악을 연주할 수 없어요. 저희가 고국에 돌아온 날이 지난 일요일(9월 4일)이었는데, 저 이는 월요일 아침부터 연습에 들어갔어요. 남편은 조그만 시골의 강당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무척 즐기는 사람입니다. 그만큼 음악에 푹 빠져있지요.
  
세계가 알아주는 피아니스트와 한 시대를 풍미한 영화배우의 만남, 그것은 지난 1976년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뉴스였다. 당시만 해도 백건우씨는 클래식 마니아들에게나 알려져 있는 편이었지만, 윤정희씨의 대중적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하던 때였다.

-윤 선생님은 지난날 만인의 애인이었는데 이제는 한 남자의 아내로만 만족하시나 보죠? 다시 스크린을 통해 만나고 싶은 팬들이 많을 텐데… 
=저는 단 한 번도 영화를 그만두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지금도 시나리오 4편을 받아 놓고 있는데 꼼꼼히 읽어 보고 있는 중입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면 언제든 카메라 앞에 설 거예요. 배우라는 직업은 나이가 상관없는 직업이잖아요. 젊으면 젊은 역을, 나이 들면 나이 든 역을 맡으면 되니까… 그리고 그 동안도 국내 영화계와는 계속적인 관계를 이어 왔어요. 청룡상 심사위원도 10년 넘게 맡아오고 있고, 최근에는 MBC영화제 조직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클래식 음악을 즐겨들었던 탓에 누구보다도 남편의 예술세계를 잘 이해하고 있는 영화배우 윤정희.
연주자는 역할에 몰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배우하고 똑같다고 믿고 있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서로의 예술세계를 존중하며 흔들림 없이 자신들이 가야할 길을 가고 있는 초로의 부부는 많이 닮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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