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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독자기고] 젊은이들에게 '문화'를 許하라..
사회

[독자기고] 젊은이들에게 '문화'를 許하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9/30 00:00 수정 2005.09.30 00:00

가을이 왔다. 눈을 들어 바라보는 풍경 곳곳에 가을이 진하게 배어 있다. 뜨겁기만 하던 햇살은 분별력을 가지게 되었고 바람은 한결 깊어지고 은근해졌다. 비로소 가을이 온 것이다.

가을은 모든 것을 익게 만드는 계절이다. 은근한 바람과 햇살에 과실이 영글어 가고 산과 들의 초목들이 익어간다. 가을에는 덩달아 사람도 익어간다. 선선한 바람 속에 펼쳐든 한 권의 책은 사람의 마음을 영글게 하기에 충분하다. 책뿐만이 아니다. 가슴을 울리는 명작 영화나 땀내 진하게 베어 있는 한 편의 연극, 그리고 음악회나 전시회 등도 사람의 마음을 익히기에 충분하다. 풍요롭고 넉넉한 계절인 가을에는 사람들 마음이 잘 닦은 유리창처럼 돼서 그 모든 것들을 세밀하고 깊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과연 여기저기서 공연 소식이 들려온다. 심금을 울리는 작품들로 가득한 가을 극장가도 벌써부터 화제다.

하지만 이 모든 소식들에서 우리 양산은 한 발 물러서 있다. 유일한 문화공간인 문화예술회관 말고는 양산에는 공연과 전시의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양산의 젊은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양산 시민들, 특히 젊은이들은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부산이나 울산으로 나가는 수고를 해야 한다.

소극장 연극을 보기 위해서는 멀리 부산의 남포동까지 가야 한다. 양산 젊은이들의 감성을 양산이 책임지지 못한다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이 좋은 가을날 양산 젊은이들의 마음은 타지에서 영글고 있다. 익어가고 있다. 타지에서 얻은 문화적 감동은 양산까지 미치지 못하고 결국 소멸하고 만다. 그리하여 양산은 여전히 ‘문화불모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젊은이들이 소비주체로 떠오른 오늘날, 그들을 수용할 공간이 없다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공연을 위한 소극장, 그리고 미술관과 박물관 등 전시공간의 건립이 꼭 필요하다. 오늘, 지금 이 순간에도 부산으로 향하는 좌석버스에는 양산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그들의 발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시민기자/전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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