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한글날 559돌 아름다운 우리말]지킴이는 누구며, 훼방..
사회

[한글날 559돌 아름다운 우리말]지킴이는 누구며, 훼방꾼은 누군가?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10/07 00:00 수정 2005.10.07 00:00
으뜸지킴이 '부산대 우리말배움터 누리집'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공동대표 김경희 김수업 김정섭 이대로)이 올해도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을 뽑았다.

이 일은 올해로 벌써 7번째가 된다. 올해 우리말 으뜸지킴이에는 부산대학교 '우리말 배움터' 누리집(운영자 권혁철 교수)이 뽑히고, 으뜸훼방꾼에는 고속철도의 이름 'KTX'가 뽑혔다.
 
◆'으뜸지킴이'는 부산대 우리말배움터 누리집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은 어려운 한글 맞춤법을 찾아주고 바로잡아주는 검사기를 부산대 '우리말 배움터'누리집에서 누구나 그냥 쓸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한 칭찬으로 이 누리집과 이 누리집을 연구ㆍ개발한 부산대학교 전자전기정보컴퓨터 공학부 권혁철 교수를 '우리말을 사랑하는 배달겨레'의 이름으로 으뜸지킴이로 뽑았다고 한다.

또 일간신문 가운데 가장 먼저 한글로 가로쓰기를 한데다 올해부터 글자꼴을 딱딱한 네모꼴에서 벗어나 읽고 보기 좋은 새 글꼴(한결체)을 선보여 한글을 다시 크게 빛낸 한겨레신문, 충청북도 교육청의 한글사랑관, 일제 한자말과 일본 말투로 된 시의 조례를 쉬운 우리말로 바꾼 충청남도 서산시의회의 윤철수 의원, 회사의 제품 이름을 '아침햇살, 하늘보리, 초롱이'처럼 우리말로 짓고 있는 웅진식품이 지킴이가 됐다.

또 크레파스 물감의 한 색깔 이름으로 써 오던 '살색'을 '연주황'에 이어 '살구색'으로 바꾸게 하는 데 큰 공을 들인 성남 이매중학교 2학년 김민하 학생과 초중등 학생 여섯 명도 자랑스러운 우리말지킴이가 됐다.

이 밖에 올바른 우리말글을 보여주는 문화방송의 '우리말나들이', 한글날 국경일 승격과 한글문화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한글문화 세계화추진 의원모임(대표 신기남의원), 부대 안 운전자들이 자주 쓰는 일본식 자동차 용어 20개를 뽑아 우리말로 바꾸고 우리말 살려 쓰기 운동을 하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 '실시'라는 낱말이 아무 뜻도 없으면서 기사를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과 꾸준히 쉬운 기사 쓰기 운동을 벌여온 '경남도민일보' 등도 지킴이가 됐다.

◆'으뜸훼방꾼'은 KTX 
으뜸 훼방꾼에는 고속철도의 이름 'KTX'가 뽑혔다.

고속철도는 우리나라의 대표 열차이며 우리 국민이 주로 타는 열차인데 굳이 우리말글이 아닌 영문자로 이름을 지은 것에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이 발끈한 것이다.

머지않아 나라가 통일되면 북쪽도 달려야 하고 시베리아까지 달릴 우리 대표 열차가 우리말이 아닌 남의 말로 이름을 짓고 남의 글자를 번듯이 써서 붙이고 달린다는 것은 겨레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라 보았다고 한다.

훼방꾼에는 대기업들이 많이 뽑혔다. 담배인삼공사란 이름을 영문 이름으로 바꾼 것과 함께 담배 이름을 에쎄, 시마, 루멘, 시즌즈, 레종, 원, 제스트, 비전, 클라우드 나인 따위의 외국말로 짓는 'KT&G', 회사이름을 일찌감치 영어로의 '창씨개명' 바람을 이끌고, 사내에서 영어공용화를 하겠다는 LG, 역시 이름을 영문 'KT'로 창씨개명하고, 'Let's KT'란 이상한 영문 광고를 하는 KT도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으로부터 야단을 맞았다.

억지스런 틔기말을 만들어 퍼뜨리는 언론과 기업도 걸려들었다. 신문윤리위원회가 최근 경고한 기업들은 '弗어나는 오일머니', 'We-心心Free', '濠好 아줌마', '반가워요! Young원한 오빠', '외환은 즐거운 上上', '칼의 노래를 佛러본다' 같은 말도 안 되는 말을 만들어 쓰며, 전철 안에 붙은 회사 광고문에도 '好老자식?', '人터넷, English? 無無' 따위를 쓰고 있는 기업들도 꾸중을 면치 못했다.

국회방송 제목인 Talk & Law도 훼방꾼으로 뽑혔고, 중량천변에 내다 건 펼침막에 '차집관거'라는 일본 한자말을 쓴 서울시 하수처리사업소, 한글날 국경일 지정에 반대의견을 낸 국회행정자치위원회, 공문서는 한글로 써야 한다는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과 '국어기본법'을 어긴 대법원과 학술원 등이 다 부끄러운 우리말 훼방꾼이 됐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