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19일 출판기념회를 가진 지역교과서는 ‘자랑스런 우리양산’ 3, 4학년용과 5, 6학년용, 중학생과 고등학생용 ‘양산의 얼’ 각각 1권 등 총 4권으로 발간되어 각 초ㆍ중ㆍ고등학교로 배포되었다. 원래 교육청의 계획은 올해 2학기부터 학교 재량활동시간이나 자율학습시간에 적극 활용시키겠다는 것이었으나 지역교과서를 살펴본 일선 교사들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다.오류투성이, 현실성 없는 통계자료
사전준비 없는 ‘생색내기’ 행정 비판특히 초등학생용으로 제작된 지역교과서 ‘자랑스런 우리양산’은 제목부터 틀렸다. 일부에서 ‘자랑스런’을 ‘자랑스러운’의 줄인 말인 줄 알고 잘못 쓰고 있지만 이는 엄연히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이다. ‘자랑스럽다’는 ‘ㅂ’규칙용언으로 관형형 어미 앞에서는 ‘ㅂ’이 ‘ㅜ’로 바뀌어 ‘자랑스러운’으로 활용된다. 학생들의 교과서로 쓰일 책의 제목부터 이처럼 맞춤법을 어기고 있는 것은 참으로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통계자료의 문제점도 빼놓을 수 없다. 교과서 안의 대부분 통계자료가 2000년 이전 것으로 현실과 맞지 않아 교육청의 준비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 또한 오탈자는 물론, 지방산업단지를 국가가 조성한 산업단지라는 틀린 해설을 그대로 싣는 등 지역교과서 제작의 무성의함이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한 고등학교 교사 이 모씨는 “일선학교에 배부되어 수업시간에 활용될 교재였다면 학생과 교사에 대한 최소한의 표본조사라도 실시했어야 옳은데 이것조차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과연 학생들에게 제대로 읽힐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교에서의 활용여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부족했다”고 꼬집으며 “고등학생용 ‘양산의 얼’의 차례를 살펴보면 인문자연, 민속, 구비문학, 속담과 수수께끼 등 지역교과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전국적인 현황 혹은 일반개론으로 양산과는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교육청이 1억3천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으로 만든 ‘지역교과서’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가운데 교과서편찬이 교육청과 시의 한낱 생색내기 사업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교육을 통해 육성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사전준비와 무성의한 진행으로 ‘양산정신심기 지역교과서 사업’이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